김기선 당선자, 134표 차이로 극적 승리
송기헌 당선자, 도내 새누리당 독주 막아

원주 유권자들의 4.13 총선 표심은 준엄하면서도 절묘했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을 표로 심판하면서도 실리는 챙기는 투표를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갑선거구에서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를 힘있는 재선 국회의원으로 만들면서도 표심으로는 심판대에 올렸다. 김기선 당선자와 더불어민주당 권성중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0.1%p에 불과했다는 건 차기 선거에서는 교체할 수 있다는 준엄한 경고를 한 셈이다. 야권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결과는 바뀌었을 것이다. 

을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여야 국회의원을 각각 배출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여야 진영에 국회의원을 각각 배치함으로써 지역발전을 위한 실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송기헌 당선자는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은 유일한 야당 후보가 됐다. 야권 단일화가 실패했음에도 거둔 성과여서 더욱 빛을 발했다. 

 

▲ 지난 14일 새벽 당선이 확정되자 갑선거구 김기선 당선자가 노모 이부영 여사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갑선거구: 득표율 0.1%p 차이로 당락 결정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가 3만1천845표(44.04%)를 획득하며, 3만1천711표(43.86%)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권성중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두 후보간 격차가 134표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도내 방송3사가 지난 3월 28일 발표한 후보자 1차 여론조사에서는 김기선 당선자가 19.8%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그러나 도내 방송3사와 강원일보사가 지난 3월 6일 발표한 2차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6.1%p로 좁혀지며 접전이 예상됐다. 

예상대로 개표가 시작되자 엎치락 뒤치락 하며 초접전 상황을 이어갔으나 김기선 당선자의 아성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권성중 후보는 무실동에서 6천941표를 획득, 4천943표를 얻은 김기선 당선자를 앞섰고, 단계동에서도 김기선 당선자에 317표 앞선 4천411표를 받았다.

또한 관외사전투표에서는 무려 1천159표 앞선 3천64표를 획득했으나 나머지 12개 읍면동에서 김기선 당선자에 뒤졌다. 

한편 국민의당 김수정 후보는 6천448표(8.91%)를 얻었으며, 정의당 최석 후보는 2천294표(3.17%)를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 피말리는 접전 끝에 당선이 확정되자 을선거구 송기헌 당선자가 아내 강현전 씨와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을선거구: 반곡관설동·관외사전투표에서 갈려 

제19대 총선에 이은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은 을선거구는 예상대로 반곡관설동과 단구동 표심이 당락을 갈랐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는 11개 지역 중 반곡관설동과 단구동에서만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에 앞섰으나 당선증을 받았다. 관외사전투표에서 크게 앞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송기헌 당선자는 3만4천52표(44.27%), 이강후 후보는 3만3천702표(43.82%)로, 양 후보간 표차이는 350표였다. 도내 방송3사의 1차 여론조사에서도 양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2차 여론조사에서는 후보간 격차가 1.3%p까지 좁혀지며 초접전 상황이었다. 갑선거구에 비해 격차가 적었던 탓에 '심판론'이 흥행한 이번 선거에서 송기헌 당선자는 4년 전 패배를 설욕할 수 있었다. 

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들의 첫 원주 투표로 관심을 모았던 반곡관설동에서는 송기헌 당선자가 6천448표를 획득하며, 4천617표에 머문 이강후 후보를 크게 앞섰다.

원주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단구동에서도 송기헌 당선자는 8천244표를 받아 7천269표를 얻은 이강후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투표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강후 당선자는 관외사전투표에서 송기헌 당선자에 1천335표 뒤져 낙선했다. 

한편 국민의당 이석규 후보는 8천196표(10.65%)를 받았으며, 민중연합당 이승재 후보는 954표(1.2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