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걸고 장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이름에 먹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름값을 하려면 자신의 이름을 붙일 만큼의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안동간고등어 성공 비결을 말하면서 이동삼 씨(67)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주)안동간고등어 공장장으로 있는 이 씨는 평생 간잽이 외길을 걸어왔다. 회사명도 이동삼 이름 석 자를 브랜드화하면서 출발했다.
　'47년 간잽이가 만든 간고등어'라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파고들었다. 제품 포장지에는 패랭이를 쓴 이씨의 얼굴을 새겼다.
　이 씨가 처음 간 고등어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세 때다. 3대 17명이 한집에 기거하는데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지옥이었다. 그는 "겉보리 한 되 갖고 일주일을 살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문턱은 밟았지만 아홉살 때 6·25가 나면서 학교를 그만뒀다. 그래서 지금도 이 씨는 글씨를 쓸 줄 모른다. 대충 눈치로 읽는 것만 익혀 까막눈을 면한 수준. 먹고사는 게 막막하던 때 간고등어 장사였던 할아버지를 따라나선 게 평생 업이 됐다.
　이전부터 안동 사람들은 간 고등어를 즐겨 먹었다. 내륙지방 안동에서 간고등어가 탄생한 배경이 재미있다. "(동해안) 영덕 항에서 안동까지 어른 걸음으로 한나절이야. 새벽에 고등어를 싣고 출발해 챗거리 장터쯤 오면 벌써 해가 넘어가면서 고등어도 상하기 시작하는데 곧바로 개울가에서 고등어 배를 갈라 내장 빼고 소금을 쳤어"라고 말했다. 부패를 막고자 궁여지책으로 염장 처리를 한 고등어는 날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그는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와 소금이 어우러져 간 고등어의 독특한 맛이 나온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이씨가 언론을 통해 유명해 진 것은 저울로 잰 듯한 소금량이다.
　그는 "대충 고등어 크기가 작은 것은 소금을 15g, 큰 것은 20g 치면 맛있다"고 했다. 그런데 소금량의 15g, 20g을 저울로 잰 것이 아니라 손을 잡으면 15g, 20g이라는 것.
　오랜 세월동안 쌓아온 것이 이젠 감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라는 것.
　이씨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대한명인 문화예술교류회에서 선정하는 고등어 염장분야에서 간잽이 명인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이씨는 "내가 곧 안동간고등어라는 사명감으로 한평생 지켜온 간잽이 인생을 후손을 위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