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많은 예산을 들여 다양한 상품을 브랜드로 내놓았지만 정작 원주를 대표하는 상품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여-굿뜨래, 횡성-어사품, 안성-안성맞춤

도시브랜드 인지도 동시 상승효과

　최근 들어 지역브랜드 개념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제 브랜드는 지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다른 지자체가 모방할 수 없는 무형자산으로서 지역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원이 되고 있다.
　최근 경향을 보면 지자체별로 중소기업들이 모인 공동브랜드화, 지역특산물 브랜드, 지역 자체를 브랜드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원주시도 일부 상품에 대해 브랜드화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뿌린 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성 녹차, 이천 쌀·도자기, 화천 산천어, 안동 간 고등어, 횡성 한우 등은 원주보다 작은 중소도시이지만 특산물 브랜드는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대표상품을 브랜드로 육성시켜 관광객 유치와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브랜드 상품에 성공한 지자체는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원주투데이는 지역브랜드로 성공해 전국적 명성을 얻는 지자체를 벤치마킹해 대표브랜드 육성과정과 성공 요인, 지역에 끼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100년의 브랜드를 자랑하는 선키스트의 비결을 알아본다.

원주브랜드상품 현황
　최근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매주 주말이면 영동고속도로는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로 정체현상이 심각한 상태이다.
　휴식과 레저 등을 즐기기 위한 인구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강원도 관문에 있는 원주시는 뚜렷한 대표상품이 없어 수혜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원주의 대표브랜드 상품은 원주 옻, 한지, 치악산 한우, 치악산 복숭아, 치악산 배, 원주 쌀 토토미, 조엄밤고구마로 함축된다. 원주 옻과 한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치악산 한우는 브랜드화를 위해 축산농가 규모와 유통, 판매를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치악산 복숭아는 연합마케팅 사업을 해 작년 전국 5대 복숭아 브랜드에 선정되는 등 상품가치를 올리고 있다. 원주 쌀은 이미 통합브랜드인 토토미로 변경, 판매하고 있고 치악산 배는 높은 당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우수성을 인정받거나 대표브랜드 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정작 외지인에게 알려진 상품은 없는 상태.
　상지영서대학 신창락 교수는 "원주시는 많은 예산을 들여 여러 가지 상품을 브랜드로 내놓았지만 정작 원주를 대표하는 상품은 없는 상태"라며 "전략적 상품을 통합해 통합브랜드를 만들거나 규모화시켜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품목 선정, 규모화해야
　원주 옻과 한지의 원료인 옻나무와 닥나무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수성이 알려진 상태이다. 현재 원주 옻을 재배하는 농가는 937가구이며 작년 말까지 옻나무 식재면적은 410ha, 120만본에 달한다.
　원주시는 현재 276만ha에 59만3천여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1933년까지 원주 옻은 일본 수출량의 7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중국산에 밀려 수출조차 어려운 상태이다.
　고유품종 종자 파종과 옻 관련사업 종사자에게 지속적인 보급 등 전업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 건강체육지식산업단 남기주 씨는 "옻나무의 통계적 수치는 높지만 실제 남아있는 옻나무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무상으로 제공된 옻나무의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옻을 활용한 상품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주의 한지 제조업체는 원주한지와 원주전통한지 등 2개 업체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예용 색한지와 초배지, 서예지, 도배지, 화선지, 장판지 등을 생산해 연간 2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주한지는 가내 수공업적 전통산업으로 육성됐는데 닥나무가 생산되면서 수질이 맑고 풍부한 지역의 계곡을 중심으로 한 산업이었지만 중국에서 저가의 한지가 들어오면서 점차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있다.
　매년 한지축제가 열려 많은 사람이 다녀가고 있지만 지역의 자생여건이 부족한 실정에서 한지에 대한 상품화는 한계가 있다는 것. 최근 한지를 이용한 넥타이, 청바지를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상품이 많지만 상품단가나 유통구조에 따라 특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원주시 건강체육지식사업단 관계자는 "현재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껍질을 다른 지역에서 구입해 사용하고 있어 원주한지의 발전과 재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닥나무 재배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상품은 브랜드화 어려워
　치악산 복숭아는 연합마케팅사업을 통해 최근 전국 5대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자체 검품을 통해 저품질의 상품은 판매품목에서 제외하는 등 소비자에게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해 이미지 브랜드를 높여가는 것. 치악산 배도 일부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생산량이 적은 단기 상품은 '브랜드화 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치악산 복숭아와 배는 재배시기가 3~4개월가량이다. 조생종부터 만생종에 이르기까지 생산량도 고르지 못한 상황. 연중 3~4개월만 생산하는 품종은 지속성이 없어서 브랜드로 육성하기 어렵다는 것.
　원주원예농협 하나로클럽 관계자는 "소비자가 찾는데 생산시기가 맞지 않아 구입할 수 없으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잊을 수밖에 없다"며 "저장고나 온장고가 마련돼 계절에 상관없이 일정수준의 물량을 판매할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소량의 단기 상품은 브랜드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공동브랜드 육성 제기
　공동브랜드는 원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명을 정하고 이에 따른 각종 상품을 개발,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원주시는 이미 복숭아, 배, 토토미, 한우를 연합브랜드로 만들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브랜드 홍보가 이뤄지다 보니 효율성에서 떨어진다는 것.
　최근 충남 부여군은 공동브랜드인 굿뜨래를 만들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영어의 좋다는 의미인 굿(Good)과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의 뜻인 트리(Tree)의 합성어로 좋은 자연을 상징하는 것.
　이러한 분위기는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 횡성군은 어사품이라는 공동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소양강이라는 지역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던 춘천시도 최근 공동브랜드 만들고자 용역발주에 들어간 상태이다.
　상주시는 농특산물 전체 브랜드로 "명실상주", 안성시는 "안성맞춤"으로 선정해 도시의 이미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원주시도 치악산 복숭아, 토토미 등 품목별 브랜드보다 통합브랜드전략이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홍기정 유통지원담당은 "횡성 하면 한우라는 브랜드가 떠오를 정도로 브랜드이미지가 확고한 상태에서 공동브랜드 개발은 무의미할 수 있지만 그만큼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는데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새로운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