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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581건)
[시의향기] 난을 그리다가
쭉 뽑아 올린 꽃대 맷맷하게 세워주고 새처럼 날 듯 핀 꽃송이 향기속에 갇혔다
김순자 원주문학 회원  2013-04-15
[시의향기] 이 아침의 눈부심
고요 속에서 유독, 태엽 감는 소리만 정적을 깬다 밥을 먹이는 일 먹어야 산다는 것은 음식으로 힘을 얻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 소유를 버리고 도통한 수도승처럼자작이는 장작불 울음소리와나부끼어 물위를 떠도는
홍연희 시인  2013-04-08
[시의향기] 물의 말
생애의 어떤 목마름으로 갈증을 호소하는 아우성들아!버리고 비우기를 소망하는 열망들아!물이 되자물이 되어보자
손정원 원주문인협회 회원  2013-04-01
[시의향기] 첫 농사 1
명륜동에 내 땅이 생겼다 난생 처음 씨앗을 뿌렸다 배추, 오이, 상추, 파, 옥수수, 땅콩 물을 줄 수 없어 하늘만 바라보고 비라도 오면 덩실덩실 춤추며 밭으로 달려갔다
오선민  2013-03-25
[시의향기] 성냥을 긋다
모친을 모시고 찾은 메포의 법당 대웅전에서 초를 꽂고 퇴계선생 누워있는 돈표 성냥갑 한 개피 성냥을 긋는다
서봉교  2013-03-11
[시의향기] 봄의 서정
앙상한 나뭇가지 적막하던 새둥지에 봄비가 스민다. 뽀오얀 안개 속에서 길을 찾던 새들 날아오고
안연옥  2013-03-04
[시의향기] 산자락 표정읽기
오싹한 등짝을 드러낸 구학능선은 풋알진 울타리콩 모양 쭈그러져 밉상이나 한때는 계절을 팔고 사람을 업고 청년의 기색으
지시연 원주문협 회원  2013-02-25
[시의향기] 막걸리 반 되―꿈 이야기·3
마고할미께서 느닷없이 짚고 있던 주장자 내리치시며 이놈아, 그만 일어나 막걸리 반 되만 받아오너라, 일갈하셨다
김종호 원주문협 회원  2013-02-18
[시의향기] 하현(下弦)
이승열 원주문인협회 감사  2013-02-11
[시의향기] 나는 누구지
원수연 원주문인협회 고문  2013-02-04
[시의향기] 꿩-원주 시조(原州 市鳥)
덤불숲 헤집는 꿩 쉰 목소리 허공 가르고 아름다운 날개깃은 치악산에 뜬 무지개 댕그랑 보은의 종소리 아슴하게 들린다.
류각현 원주문협 지부장  2013-01-21
[시의향기] 길
고속도로를 저속으로 달린다. 길마다 눈밭이다. 눈은 계속 내리고, 꽁꽁 얼어버린 새하얀 세상 예측할 수 없는 앞길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달려간다. 가다보면 막힐 수도 있는 길 아닌 길.
독자 기자  2013-01-14
[시의향기] 오늘
바다가 오늘 새벽에 해 알을 하나 쑥 낳았어요.바다는 해 알을 품고 까서 환한 빛 새를 하늘에 날려 보냈어요.
임교순 원주문인협회 고문  2013-01-07
[시의향기] 12월, 2012년
해가 저문다. 문막 공단을 가로질러 흥원창을 지나던 해가 빨갛게 도장밥을 찍어 삼십만 시민이 그린 삼십만 장의 한해 그림에 낙관을 친다. 허술하면 허술한 대로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대로 오늘의 그림은 오늘이 재단하게 하고 다시 받아들 백지위에 그릴내일의...
이무권 한국문인협회 감사  2012-12-31
[시의향기] 거리의 간판
저마다 명패차고나란히 손짓하는네온불 반짝이며온 몸으로 과시하는숙습宿習의 욕망을 향한불나비 행진이다.
정증수 원주문인협회 회원  2012-12-24
[시의향기] 하루살이 2
누덕누덕 기워진 노을이 서산을 덮을 때가 되어도 자유시장 앞 노점 할머니들의 하루살이는 쉽게 떨이가 되지 못했다. 누군가의 하루살이와 바꾸기 위해 가져 온 호박 몇 덩이와 산나물 몇 묶음을 몇 번이나 모으고 가르며 셈을 해 보아도늘 내일은 빚으로 남겨...
이승열 원주문인협회 부지부장  2012-12-18
[시의향기] 운동장 해장국집
입 소문에 발 도장 찍은 운동장 해장국집 따끈한 국물 속에 인심도 듬뿍 듬뿍 덤으로 주시는 친절 입안 가득 행복하다
이금자 강원문협·원주문협 회원  2012-12-10
[시의향기] 일산동 젓갈 향기
오늘도 민생고 날을 세우며 조용한 골목길 적막을 깨우며 젓갈 파는 사람 그 향기에 숨죽은 50대 남자의 얼굴은 젓갈처럼 발효되어 삭아보였지만 삶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박순남 (사)한국편지가족강원도지회장  2012-12-03
[시의향기] 어머니의 잠꼬대
어머니의 애창곡 있을 때 잘해 도라지꽃 벌어지듯달싹이는 어머니의 입술 있을 때 잘해 없어 봐라 말 한마디 할 수 있나 구순 넘은 어머니의 잠꼬대
석은자 원주문인협회 회원  2012-11-26
[시의향기] 마흔 즈음에
종종 엉뚱한 것에 홀리기도 하고 어제와 다름없이 눈 오면 아이가 되고 길거리에서 아줌마라 부르면 외면하고 싶은데 나와 아주 먼 이야기인 줄 알았던 그 나이가 되었다
박경애 원주문인협회 사무차장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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