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153㎝에 불과한 단발머리 소녀가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육상 꿈나무를 소재로한 인기 만화영화 주인공을 닮아 '하니'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진 신사흰(상지여고 3학년)이 그 주인공.

신사흰은 지난 10일 진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육상 여고부 3천ｍ장애물 경기에서 종전 기록을 7초11이나 앞당긴 10분17초63의 한국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전국체전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신사흰은 11일에도 여고부 10㎞ 마라톤에서 33분55초로 우승, 2년연속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안았다.

사실 올해는 신사흰에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 골반부상으로 4개월 가량 시합에 나서질 못했고 억지로 출전한 대회에서의 기록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는 순간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펑펑 울음을 쏟았다"고 소개한 그녀는 "힘들 때마다 정만화 감독님 등 주위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마음이 흔들릴 때 마다 애정어린 충고와 질책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내년 강릉시청에 입단하는 신사흰은 실업무대에서는 마라톤으로 전향할 계획이다. "아직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 본 일은 없지만 스피드와 체력을 보완한다면 2시간 30분대에 들어 올 자신이 있다"는 신사흰은 "열심히 준비해 반드시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신승범(42) 씨와 권혜련(49) 씨의 1남1녀 중 장녀.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