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부터 전면 수업거부에 들어간 학생들은 교내 민주관 앞 광장에서 비리 재단 복귀를 반대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이병석 상지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대표들이 삭발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문제있는 사분위원 임명철회 탄원서 제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상지대에 구재단측이 추천한 인사를 과반수 이상 정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는 내부결정이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분위의 결정이 알려진 후 상지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실상 학사일정은 중단됐으며 교내에서는 매일 집회가 열린다. 확대운영위원회, 전체교수회의, 교수협의회 비상총회 등 하루에도 수차례 긴급 회의가 열리고 연일 성명서가 쏟아진다. 교내에는 눈길 닿는 모든 곳마다 구재단의 복귀를 온 몸으로 막겠다는 결의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흡사 학내 민주화를 위해 구재단과 맞섰던 17년 전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사분위 만행 규탄 및 총력투쟁 결의
　4일 오후 민주관 앞 해방뜰에서는 3천여명의 학생과 교수, 직원 등이 운집한 가운데 비리 재단 복귀를 반대하는 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는 시작부터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연단에 오른 인사들의 발언과 행동은 현재 상황에 임하는 이들의 각오를 짐작케 했다.

　김문기 전 재단이사장이 구속될 당시 총학생회장을 역임한 김창환(생명과학과 90) 씨는 "구재단 복귀음모를 함께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밝혔으며 이병석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8명은 사분위 결정을 규탄하고 김문기 전 이사장 복귀를 반대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현장에서 삭발식을 강행했다.
　
　유재천 총장, '민주대학 수호할 것'
　유재천 총장도 4일 '총장 담화문'을 발표하고 구재단의 복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 총장은 담화문에서 "상지대를 사유화하려는 구재단의 끊임없는 복귀 공작으로 민주 대학을 수호할 소명을 받은 총장으로서 송구스럽다"며 "사분위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 민주학원 상지대를 반드시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 100여명 교과부 항의방문
　6일에는 상지대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 100여명이 교과부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비리재단의 학교운영 복귀를 반대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교수들은 교과부를 방문해 사분위 결정에 대한 분명한 해명과 재심 요청, 일부 사분위원들의 임명 철회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상지대 전체 교수 233명 중 225명이 서명한 '사분위의 반교육적 결정을 규탄하는 교수 결의문'도 전달됐다.

　교수들은 이 결의문에서 "사분위가 비리로 퇴출된 옛 재단에게 다수의 정이사 추천권을 부여한 것은, 사학 비리로 징역 1년6개월을 복역한 김문기에게 상지대를 송두리째 넘겨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분위는 이번 결정을 하루 속히 철회하고, 반교육적 결정을 내린 사분위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이날 이우근 사학분쟁조정위 위원장도 항의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이 사분위원장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상지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비리구재단 복귀 허용 결정에 대해 항의하고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본인 뿐 아니라 전체 구성원의 즉각 사퇴를 요구할 계획이었다"면서 "이 사분위원장이 '자신은 사분위원 11명 중 1명일 뿐'이라며 극구 거절의 뜻을 밝혀와 무산됐다"고 전했다.
　
　사분위원 임명철회 탄원서 제출
　지난 7일에는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등에 "사분위원 임명을 철회하고 양심적 인사로 재선임하라"고 촉구하는 탄원서를 발송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등 사학분쟁조정위원 임명권을 갖고 있는 3부 수장을 겨냥한 것으로, '반교육적 만행을 저지른 사분위원들의 임명을 철회하고 양심적인 인사로 재선임 하라'는 것이 탄원서의 요지.

　상지대 비대위는 탄원서에서 "부패사학의 복귀 허용에 혈안이 돼 반교육적 비양심적 폭거를 주도한 이들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차기 사분위 회의가 내달 10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양심적인 인사로 재선임해 합리적인 재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상경집회 및 릴레이 1인 시위
　지난 4일부터 전면 수업거부와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지대 총학생회는 지난 7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주부터는 대법원이 있는 서초동 일대에서 소규모 집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비대위는 오는 12일 3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준비중이다. 박병섭 상지대 비대위 위원장은 "사분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사학비리로 고통받는 전국대학과 총학생회에 사태의 진실을 알리고 연대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