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당 장일순(1928~1994) 선생은 지역 인사들과 함께 대성중·고등학교를 세운 교육자요, 사람의 얼굴을 담아낸 난초 그림으로 유명한 서화가다. 신용협동조합운동과 한살림 운동 같은 공동체 운동을 펼친 사회운동가면서 70년대 지학순 주교와 함께 원주를 반독재 민주화투쟁의 본거지로 만든 민주화운동 지도자다. 또,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 가능한 '살림'의 문명을 주장한 사상가이기도 하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불교와 유학 사상 및 노자사상에도 조예가 깊었고, 특히 해월 최시형의 사상과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받아 일명 '걷는 동학'으로 불리기도 했다.
　선생은 생애 대부분을 원주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서도 언제나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변혁의 중심에 서 있었고 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 스승이었다.
　원주시민들에게 그는 '하는 일 없이 온갖 일을 했던 분'으로 기억된다. '밥이 곧 하늘'이고 '모든 생명은 하나'임을 일깨우며 80년대엔 '한살림'운동을 이끌어냈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에 걸쳐서는 천지만물을 한 생명으로 보는 한살림의 세계관을 태동시켰다.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명사상을 주창하기도 했다.
　 (자료제공: 무위당을 기리는 사람들의 모임)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