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봉사활동 마치고 모였다.

요즘은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마음에 맞는 일을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다. '친구의 축복'이란 뜻을 가진 벗비나리(회장: 김종훈) 봉사단체 인터넷 카페와 클럽에는 좋은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벗비나리에는 인터넷을 통해 가입한 뒤 봉사활동 장소에서 첫 대면을 하는 봉사자들이 많다.

벗비나리는 김종훈(30) 회장과 지인 5명이 봉사모임을 가져오던 중 지난 2010년 5월 정식 창단했다. 현재 100여명의 회원은 청소년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이 폭 넓고, 교사, 의사, 가정주부, 학생 등 종사하는 직업도 다양하다.

▲ 천사들의 집에서 장애아이들과 놀이를 하고 있는 김종훈 회장.

주로 사회복지시설 또는 노인요양원을 방문해 노력봉사를 진행하는데 일요일을 활용해 매월 2회 활동한다. 봉사활동을 나갈 때 보통 15~20여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정기 봉사활동날짜 중 직장 일과 개인사정을 피해 참여할 수 있는 날을 정하면 된다.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과 물질 등 큰 헌신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부담을 가졌던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할 수 있는 봉사단체다.

김 회장은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사고로 친구를 잃었던 경험 등으로 남을 돕는 일에 남다른 마음을 갖고 청소년기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군대에서 4년간 부사관을 지낼 때는 병사들을 인솔해 포천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인 노아의 집으로 봉사를 나갔다. 당시 버려지듯 맡겨진 노인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노인을 찾아가는 봉사에도 마음을 쏟게 됐다. 김 회장은 "벗비나리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봉사단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아니다"며 "봉사는 약속이고 초심을 잘 지켜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계획을 세우고 봉사해야 시간을 허비하는 일 없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계획을 갖고 꾸준히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단 초기 금대리에 위치한 요양원을 시작으로 원주지역 요양원을 두루 찾아가 봉사를 진행했으며, 아동보호시설에도 정기적으로 봉사를 나가 아이들과 놀아주고 멘토가 되어주는 일과 시설 청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부터는 한 곳에 장기간 정착해 봉사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해 봉산동 장애인시설인 천사들의 집을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그곳에서 벗비나리가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은 장애인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는 등 야외활동을 하는 일이다. 중증장애인과 경증장애인이 함께 지내고 있는 시설이라 잠시도 휠체어를 멈추지 않고 움직여줘야 하는 아이도 있고, 어울려 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들도 있다. 앞으로는 인접해 있는 카리타스소규모요양시설과 안나의 집으로도 봉사활동을 넓혀갈 예정이다.

박서인(32) 총무는 작년 8월 회원이 되어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박 총무는 "전부터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직장을 다니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어 생각만 하다가 인터넷 클럽을 통해 가입해 활동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마음이 무거웠는데 몇 번 경험해보니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공놀이를 함께 하고, 노래 불러주는 것 등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봉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직장일이 바쁜 달에는 1번이라도 꼭 참여하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우리는 부담을 갖지만 장애인들은 정작 자신이 장애인이란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해맑고 거리낌이 없다"며 "항상 봉사를 하기보다 배우고 돌아오는 시간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은 "벗비나리는 우리가 봉사자가 되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취지와 서로간의 봉사와 나눔이 이어지는 단체다"라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회원으로 많이 참여해 모임 자체가 희생과 봉사, 나눔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