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원주문화원에서 최규한 대통령 학술강연회가 열렸다.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이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현행 부정청탁금지법보다 더 엄격하게 본인 및 주변을 관리한 '청렴대통령'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덕만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박사는 (재)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이사장 함종한)가 지난 18일 원주문화원 공연장에서 개최한 학술강연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 박사는 '청렴한 공직자상으로 본 최규하 대통령'이란 주제발표에서 최 전 대통령의 서울 서교동 가옥 유품, 공직 및 사생활 보도기사, 수행비서진들이 정리한 기록물, 친필메모장 등에 나타난 청렴실천 사례를 2년 전 제정된 김영란법과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김 박사는 "최 전 대통령이 1976년 1월 국무총리 취임 직후 가진 국무회의에서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내세운 '부인조심 비서조심 자녀조심' 등 '3대 지침'은 김영란법 그 이상의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용대상자로 배우자가 포함돼 있는 김영란법은 상사에 대한 부정청탁 및 금품 제공 금지, 이권개입과 취업제공 금지 등이 '3대 조심' 지침과 포괄적으로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지난 18일 원주문화원에서 최규한 대통령 학술강연회가 열렸다.

특히 "김영란법은 적용대상자로 '공직자등과 그 배우자'로 되어 있는데 '3대 지침'에 포함된 '자녀'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부언했다.

최 전 대통령이 몸소 실천한 청렴사례로 공무 외 경제계 인사 면담 거절, 복지시설 시찰 중 신부(神父)가 준 산삼 반환, 친인척 진료청탁 거절 등 10여 가지를 제시한 김 박사는 "최 전 대통령은 출장 복귀 후 남은 비용 반납, 목적 외 여행 거절 등을 실천했는데 이 같은 '자기관리'는 김영란법에도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전 대통령이 검소하게 살았다는 증거로 서울 서교동 자택에 남아있는 유품 중 50여년 간 보유한 선풍기와 테이프로 붙여놓은 깨진 벼루, 메모지로 오려 쓰던 종이달력 등을 제시한 김 박사는 최 전 대통령을 40 여년간 보좌했던 권영민 전 독일대사가 최근에 발표한 회고록 '자네 출세했네-내가 본 최규하 대통령과 홍기여사'를 인용해 "두 내외는 항상 '살 수 있을 정도면 된다'며 허례허식과는 거리가 먼 검소한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학술강연회에는 기념사업회 이사와 운영위원, 각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