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 작가가 박경리문학상을 받는다.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우창)는 20개국 90명의 후보자 가운데 응구기 와 시옹오 작가를 제6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응구기 와 시옹오 작가는 케냐의 소설가, 수필가, 극작가이며 현재 뉴욕대학교 비교문학과 공연학 교수로 영문학계의 저명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영국 식민지인 케냐에서 태어났으며, 마무마우 독립전쟁을 겪었다.

그는 모이 독재정권을 피해 1982년부터 2002년까지 영국과 미국에서 생활했고, 2004년 케냐로 돌아갈 때도 저격수의 공격을 받는 등 독립전쟁과 독재정권의 폐해로 큰 상처를 받았다. 

그의 삶은 작품으로 그려진다. 국내에도 소개된 '울지마라 아이야' '한 톨의 밀알'의 배경은 독립전쟁이며, '피의 꽃잎들'은 독립 이후 모이 정권의 탈식민지 케냐의 안타까운 현실을 담았다.

이렇듯 그의 작품은 식민지 시대, 해방 후 새로운 국가에서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삶을 약함과 강함, 자유와 구속, 운명과 의지 등을 잘 엮어 삶의 진실과 아픔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우창 심사위원장은 "2016년 후보자들은 서방과 비서방, 인종적 경계 혹은 문명적 경계들을 넘나든 작가들이었으며, 응구기 와 시옹오의 작품은 제국주의, 식민주의, 서양과 비서양, 근대와 전 근대가 교차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며 "세계화 과정 속 인간의 삶의 한 측면을 가장 두드러지게 경계들을 넘어 문제들의 복합적 지평을 널리 보게 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한편 박경리문학상은 박경리 작가를 기리기 위해 토지문화재단이 지난 2011년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을 받아 제정한 문학상이며, 세계 문학사에 영향을 미친 작가들에게 수여해왔다.

1회는 우리나라 최인훈, 2회는 러시아의 루드밀라 울리츠카야, 3회는 미국의 메릴린 로빈슨, 4회 독일의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난해에는 이스라엘의 아모스 오즈 작가가 선정됐다. 제6회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은 박경리문학제 기간 중인 10월 22일 오후4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며, 안상수 교수가 디자인한 상장과 상금 1억원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