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첫 여성소방경 원미숙씨(원주소방서)

“워낙에 남성분야의 일로 생각해서 그렇지 화제가 될만한 일은 아닌데….”

도내 첫 여성 소방경으로 승진하고 8일 원주소방서 장비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원미숙씨(43)는 인터뷰 내내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8년 전국 최초로 여성 소방위로 승진하며 일선 파출소장으로 발령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던 원씨는 “여성이라서 못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고 남자 직원들이 잘 따라줘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애썼고 소방공무원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움직이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공채 1기로 78년 속초소방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원씨는 일반행정 업무만 담당하다 지난 98년 단구파출소장직을 맡으면서 화재및 구조현장에서 직접 활동하기 시작했다.

“화재진압 현장에서 2~3시간씩 연기를 마시며 지휘하다보면 체력때문에 버겁기도 하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좀더 다정하게 위로할 수 있다”면서 “화재현장에서 불에 탄 교복이나 교과서등을 보게될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2000년 행자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업무추진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원씨는 후배 여성 소방공무원들에게 “여성이기 때문에 못한다고 생각하기 보다 오히려 더 세심하고 부드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상지여고를 졸업한 원씨는 힘든 일과에도 불과하고 밤에는 원주대 행정전산과 1학년으로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가족은 강원도 소방본부 화재조사 담당으로 근무하는 남편 여윤길씨(49·소방령)와 1남1녀가 있다.

<함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