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1일 열린 커피오픈강좌 및 사회적기업 특강을 마치고 이관혁(앞줄 왼쪽 3번째) 이사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소통의 부재 때문에 누리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서비스와 사회 참여 기회를 스스로 마련하고자 협동조합을 창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각·언어장애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소외감은 매우 크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정보도 수화통역 없이는 이해할 수 없고, 문화와 스포츠, 평생교육 등 취미활동에 참여함에 있어서는 더 큰 장벽을 체감하게 된다.

수화더하기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관혁 목사, 이하 수화더하기)은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각·언어장애인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창립됐다.

지난해 연말 창립총회를 갖고, 지난달 보건복지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았다. 원주지역 청각·언어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더욱 눈여겨 볼 점은 이들 수화더하기 조합원 34명 가운데 일반인은 6명에 불과하다는 것. 나머지 조합원 28명은 청각·언어장애인이다. 자신들의 어려움과 욕구를 당사자 스스로 해결하고, 다른 청각·언어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뜻을 모았다.

그들과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해 온 원주농아인교회와 원주농아감리교회 2곳이 협력해 협동조합 창립을 도왔으며, 강원도농아인협회 원주시지부 및 횡성지부 등 지역 관련 단체도 참여했다.

수화더하기 상임이사를 맡은 윤미자 원주농아인교회 전도사는 "농아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마땅히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며 "그들 역시 교육과 취미활동에 대한 욕구가 간절했기에 스스로 방법을 찾게 됐고, 지역에 관련단체와 후원인들이 뜻을 함께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화더하기는 수화로 평생교육, 인문학 강의, 취미 강좌 등을 운영하고, 뉴스 상시방영 및 해설로 정보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일반인과 청각·언어장애인이 함께하는 공동 프로그램을 개설할 계획이다.

현재 원주농아인교회 일부 공간을 활용해 이 같은 활동을 진행할 소통 공간을 꾸몄다. 카페를 운영해 일반인과 장애인들이 만나는 어울림 장소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공연·전시장으로도 이용하게 된다.

이관혁 이사장은 "두 농아인교회는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운영해오며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글과 수화 등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며 "수화더하기 협동조합은 종교와 상관없이 원주지역 청각·언어장애인 모두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인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이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수화더하기는 올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으로부터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지원 단체 중에서도 사업취지와 계획 등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대 4천만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오는 25일 카페 오픈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컨설팅을 지원하는 김선기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사업지원국장은 "수화더하기는 정부나 지자체가 미처 지원하지 못한 장애인 복지의 한 부분을 감당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사회적협동조합의 모델"이라며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조합원으로 모여 그들이 원하는 바를 스스로 이뤄나가는 모습 역시 협동조합 취지와 잘 맞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문의: 010-5378-2189(상임이사 윤미자)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