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상정 씨가 원주의료원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 장애인이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과 관련해 강원도원주의료원에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벌써 4년째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강원도원주의료원(이하 원주의료원)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복합장애2급(뇌병변장애3급·하지절단장애4급)에 해당하는 황상정(56, 태장2동) 씨는 지난달 20일 제36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 치악예술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황 씨는 전동휠체어에 앉아 의족을 벗은 채 시위를 벌이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원주의료원에 사과를 요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황 씨는 지난 2011년 10월 4일 뇌경색으로 원주의료원에 입원했다. 당시 당뇨를 앓고 있었으며, 뇌경색으로 전신 우측편마비가 진행된 상황이었다. 신경과에 입원해 재활의학과 작업치료를 병행하던 황 씨는 입원 2개월이 되어가던 11월 말 발에 상처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당시 간병인 한 사람이 배치돼 여러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 없는 병실'에 입원 중이었다"며 "간병인이 목욕을 시켜주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씻기는데 사용하는 때타월로 발을 세게 밀어 오른쪽 엄지와 검지 발가락에 상처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당뇨를 앓고 있었던 탓에 상처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날 오후 간호사에게 상처 치료에 신경 써 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상처는 날로 심해져 괴사에 이르렀고 치료가 어렵게 돼 끝내 다리를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이후 상처부위에 괴사가 진행된 지난 2012년 3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전원돼 약 1개월 간 치료를 받았으나 개선이 어려웠으며, 결국 원주의료원으로 다시 보내져 지난 2012년 7월 오른쪽 무릎 밑으로 하지를 절단하게 됐다. 

당시 황 씨의 사례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당뇨발'이라 불리는 당뇨 합병증으로, 당뇨발의 경우 혈액순환불량과 피부 재생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상처가 쉽게 치료되지 않아 작은 상처도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게다가 우측편마비가 진행된 상황이었다면 상처가 발생될 당시에도 감각이 우둔했을 가능성이 크다. 

황 씨는 이처럼 작은 상처를 시작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에 대해 원주의료원의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과를 요구해 왔다.

상처가 병원에 고용됐던 간병인에 의해 발생된 것이며, 상처 발생 초기에 당뇨를 고려한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았다는 게 황 씨의 주장이다.

그는 "하지절단 수술 이후 원주의료원에 지속적으로 항의 했으나 사과나 보상에 대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며 "오히려 병원 관계자들과 주변 사람들이 앞으로도 치료를 받으며 살아야하는데 나쁘게 보여서 좋을 게 없다고 설득해 그 말에 걱정이 앞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억울한 심정이 가시지 않아 지난 2014년 두 차례 내용증명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소송 및 고발 등의 방법을 찾다 1인 시위까지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주의료원은 황 씨의 주장과 달리 당시 간병인에 의해 상처가 발생했다는 근거가 없으며, 질환 부위에 적절한 치료를 진행했다고 해명하고 있어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황 씨가 원주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의무기록서 중 간호기록지에는 2011년 11월 말 처음으로 '손·발 무좀'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후 12월 초 진료기록에 '엄지발가락 병변'에 대한 기록이 확인됐다. 그러나 처음 상처가 발견된 것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또한 황 씨는 당시 무좀이 있었던 사실이나 무좀에 대해 들은바가 없었다며 상처 치료가 부적절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황 씨는 최근 국민권익위에 민원을 접수해 해당 내용이 지난 2일 원주시보건소로 이관됐으며, 원주시보건소는 다음날인 지난 3일 다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 민원을 접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