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이달 말 캠프롱 조기 반환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캠프롱 조기 반환을 위한 범시민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캠프롱은 지난 1954년 원주에 1군사령부가 주둔하면서 미국군사지원단이란 이름으로 설치됐다. 2010년 6월 폐쇄될 때까지 반세기 넘게 존치했다. 원주시는 지난 2013년 6월 국방부와 국유재산 관리처분 협약을 맺고 캠프롱 터 매입에 착수해 지난 3월 매입금 665억원을 완납했다.

땅 값을 냈으면 곧바로 원주시로 반환돼야 하지만 토양오염 정화사업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캠프롱에 주둔하면서 기름을 유출해 토양이 오염돼 있는 상태이다. 토양뿐만 아니라 지하수 오염도 우려되는 상황인데, 정화사업은 미뤄지고 있다. 

정화사업 주체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부담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땅을 오염시킨 주체는 미군인데, 미군은 정화사업을 떠맡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군은 SOFA 협정을 내세우고 있다.

오염 수준이 'KISE(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토양은 물론 지하수 오염도 우려되는데 위험하지 않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화사업 주체와 비용부담은 물론 정화방식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미뤄지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캠프롱이 위치한 태장2동은 원주시에서 선정한 도시재생사업 대상마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태장2동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위락시설 등도 찾아보기 어렵다. 낙후된 원인 중에는 캠프롱도 일익을 담당했다.

캠프롱이 원주시민 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가장 기뻐한 건 당연히 태장2동 주민들이었다. 원주시도 반세기 넘는 캠프롱 주둔으로 고통받은 태장2동 주민들을 위해 캠프롱에 대규모 문화체육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군이 말도 안되는 논리로 버티고 있으니 문화체육공원 조성사업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 

가장 바람직한 건 정부가 토양오염 정화사업을 시행하고 미군에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그래도 미군이 버티면 소송을 진행하면 된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캠프롱은 즉각 원주시로 반환될 수 있다.

캠프롱 반환이 시급한 이유 중에는 사드 배치지역으로 캠프롱이 언급됐다는 점이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답사한 지역에 원주가 포함돼 있고, 캠프롱을 아직 군이 관리하고 있어 별도 부지를 조성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캠프롱이 원주시로 반환된다면 땅 소유권자의 동의 없이 막무가내로 사드를 배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주의 시민·사회단체는 캠프롱 조기 반환을 위한 주민대책위를 구성, 12만명 넘게 참여한 범시민 서명부를 국방부, 국회, 국무조정실 등에 전달했다.

범시민 서명부는 원주시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