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1등만 살아남는다. 한표 차이로 낙선해도 능력을 인정받는 2등이 아니라 낙선자일 뿐이다. 원주시 갑·을 선거구 모두 1% 미만의 득표율로 당락이 결정됐지만 1등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래서 선거운동은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치졸한 수법도 예사로 등장한다. 상대후보의 약점을 들춰내고 확산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당선돼도 상처뿐인 영광으로 기억되는 이유이다. 

4.13 총선도 다르지 않았다. 여야 모두 지난 3월 10일을 전후해 본선주자가 확정돼 후보자 검증기간이 짧았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비방, 흑색선전이 등장했다.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 만한 이슈도 없었다.

후보자 TV토론회나 유세현장에 발길을 멈추는 유권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로 진행된 것이다. 이번 총선의 선거운동 과정이 정치불신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당락이 1% 미만의 표차이로 결정됐다는 건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는 심판을 한 셈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새누리당 김기선 당선자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당선자에게 바란다. 정치불신을 해소할 가장 막중한 책임이 당선자들의 어깨에 얹혀졌다.

식상한 얘기지만 선거운동 당시의 마음과 몸가짐을 견지한다면 존경받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굽혔던 허리가 꼿꼿해지는 정치인을 신물나게 봐왔다. 이러한 정치인은 스스로 정치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원주시민의 눈과 귀는 사방에 열려있다. 때문에 어떤 자리에서든 낮은 자세로 시민을 받들겠다는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히 선거운동을 하며 당선자들은 수많은 유권자에게 약속을 하고, 많은 빚을 졌을 것이다.

빚을 갚겠다고 무리해서 청탁에 응한다면 사회와 질서를 어지럽히는, 영낙없는 정치꾼으로 몰락할 것이다. 당선자의 신분이 된 만큼 청렴을 습관처럼 몸에 익혀야 한다. 

또한 당선자들은 오는 5월 30일부터 2020년 5월 29일까지 원주의 대표 일꾼이란 멍에를 지게 됐다. 국회의원은 법을 제·개정하고, 정부 예산안을 심의·의결하며, 국정운영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구조 상 국회의원은 지역구 발전을 견인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원주는 큰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관문도시일 뿐만 아니라 여주-원주 전철 추진, 1군지사 이전, 남원주역세권 개발 등 큼직큼직한 도시발전 계기를 앞두고 있다. 원도심의 도시재생도 당면과제이다. 

이때 정부와 원주시 사이에서 국회의원 역할에 따라 도시발전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 원주시장과 여·야 국회의원들간 관계정립도 필요하다. 원주시민들의 절묘한 표심은 여·야 국회의원을 각각 만들어 냈다.

이러한 절묘한 구조가 원주발전의 기폭제가 되느냐 마느냐는 김기선·송기헌 당선자들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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