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상수원 역할을 하는 횡성댐 저수율이 지난달 16일 기준 29%까지 내려갔다. 향후 원주에 닥치게 될 물 부족 사태가 피부에 와닿는 대목이다. 게다가 눈 없는 겨울이 지속되면서 조만간 물 부족 사태가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이 최근 발간한 '2015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5월 28일 원주 일평균기온은 24.8℃를 기록했다. 이는 원주기상대가 19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2번째로 높은 기온이었다.

이날 일최고기온도 33℃를 보이며, 역대 3번째 고온을 기록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원주의 5월 평균기온은 17.3℃였다. 그러나 작년 5월에는 19.9℃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작년 5월 강수량은 32㎜를 기록하며 역대 5번째로 강수량이 적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평년대비 60% 미만으로 적었고, 제주도와 남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방에서 겨울철까지 가뭄현상이 지속됐다. 특히 2년 연속 마른장마와 눈 없는 겨울이 지속되는 최악의 가뭄상황을 맞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정책메모에서 현재 횡성댐 저수율은 5개월치 광역상수도 공급량에 불과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소초면 장양리 원주취수장 용수도 3개월치 공급량에 불과한 상황이다. 게다가 기상청은 2∼3월에도 강수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분간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원주시는 작년 6월 강원도, 횡성군, 한국수자원공사와 원주권 광역상수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내용은 현재 하루 10만톤을 생산하는 횡성댐 용수 생산능력을 20만톤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대신 횡성군에서 꾸준히 요구한 소초면 장양리 원주취수장 일대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원주취수장을 포기하는 대신 횡성댐 용수를 확대 공급받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횡성댐 증설에 필요한 예산 3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횡성댐 증설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주는 혁신·기업도시 건설 등으로 인구가 늘면서 2020년이 되면 하루 20만톤의 용수가 공급돼야 한다. 이런데도 횡성댐 증설은 지지부진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수도꼭지만 틀면 항상 수돗물이 나오기 때문에 가뭄피해에 대한 체감율은 떨어진다. 그러나 실상은 매우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우선은 물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한다. 지난해 (사)원주소비자시민모임이 시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샤워할 때 샤워기를 계속 틀어놓는다는 응답이 46.5%에 달했다.

반면 수세식변기에 절수장치를 설치했거나 목욕 후 남은 물을 허드렛물로 재활용 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34%에 그쳤다. 지난해 충남에서는 장기 가뭄으로 보령댐이 바닥을 드러내며 8개 시·군에 대한 제한급수가 실시됐다. 이런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물값 현실화와 지하수 체계 정비 등 제도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물 절약 습관이 가장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