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B 군의 부모가 경찰에 제출한 아동학대 증거사진. 상흔을 볼 때 여러차례 신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구동에 위치한 S유치원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한 것으로 신고돼 경찰 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해당 유치원 부모들이 추가적 아동학대 의심 사례를 진술하고 있어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23일 원주경찰서에 단구동 S유치원 교사 A(여·34) 씨가 지난달 20일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동 B(남·4) 군의 팔을 깨물었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A 씨의 아동학대 사실은 해당 유치원 교사 2명의 양심선언으로 드러났으며, B 군의 부모는 수 차례 물린 것으로 보이는 B 군의 팔 사진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B 군이 친구들을 깨물어서 얼마나 아픈지 느껴보라고 훈육차원에서 깨물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모들 사이에 학대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달 26일부터 또 다른 피해아동이 있으며, 학대 행위가 지속적으로 행해져온 것 같다는 부모들의 신고가 이어졌다.

또한 부모들은 A 씨 이외에 원감 C 씨를 아이들에게 신체적 학대를 가한 아동학대 행위자로 추가 지목했다. 부모 D 씨는 "어떤 선생님한테 많이 맞았다는 아이들의 고백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면서 "아이들 말에 의하면 신체학대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지기도 했고, CCTV가 없는 상담실에서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밥을 더 먹고 싶다고 하는 것은 규칙이 아니다, 수업 중에는 선생님이 보내줄 때까지 화장실을 못가 무릎 꿇고 참으면서 공부하는 거다, 잔디밭에 들어가는 아이는 말썽쟁이라서 들어가면 안 된다' 등의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신체 학대 뿐 아니라 정서적 학대도 이어진 것 같아 교사 A 씨 뿐 아니라 원장을 비롯해 유치원 전체 교사 및 관리자에 대한 철저하고 면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따라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B 군에 이어 같은 반 아동 한 명을 추가 아동학대 사례로 판정해 조사에 들어갔다. 지난주 원주경찰서를 방문해 아동학대 사례를 진술하거나 녹음파일을 제출한 S유치원 부모가 10여명에 이르자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달 29일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은 S유치원 전체 원아 99명을 대상으로 부모 동의를 받아 동의가 이루어진 아동에 한해 학대 여부 및 목격 진술을 받는 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수조사가 진행된 후 추가적 아동학대 피해가 확인되는 대로 경찰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며, 경찰이 유치원 폐쇄회로(CC)TV를 검토한 결과 현재까지는 아동학대 증거가 될 만한 장면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S유치원은 이번 아동학대 사건이 드러나면서 부모들이 그동안 유치원 운영부분에 있어 의심을 가져온 부분까지 토로해 원주교육지원청이 대대적인 점검에 들어간다.

부모들은 간식 및 식사 양의 부족, 위생상태 미흡, 운영비 집행의 부적절함, 야간돌봄 운영 시간, 담임교사의 기능교육진행 및 합반이 잦은 점 등 운영 전반을 지적했다.

부모 E 씨는 "생일잔치를 하는데 생일을 맞은 아이들에게 각각 1만5천원씩을 내도록 했고, 다른 아이들은 전부 개인 간식으로 음료, 과자, 과일을 각 1개씩 보내라고 했다"면서 "도대체 지원되는 간식비는 어디에 사용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주교육지원청은 부모들 요청에 따라 이번 주 중으로 S어린이집에 대한 급식위생, 유아학비 등 회계분야, 유치원 운영관리 등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S유치원은 99명 원아 중 30여명이 등원하고 있으며, 아동학대 가해 교사 A 씨와 양심선언을 한 교사 2명은 퇴사한 상태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