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운계곡-이면도로에 줄지어 주차된 차량들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계곡이나 하천을 찾아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행락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와 각종 무질서한 행위로 환경이 오염되고 있으며, 줄지어 늘어선 차량들이 교통혼잡을 야기하고 있다. 

▲ 금창계곡-교통혼잡을 막기 위한 철조망.

신림면 금창리에 위치한 금창계곡은 행락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계곡 중 하나이다. 약 3㎞ 거리의 마을길을 따라 다양한 수목과 바위, 맑은 물이 어우러지는 계곡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년 피서철마다 폭 3~4m 정도에 불과한 이면도로에 수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리면서 마을 주민들이 홍역을 치러야 했다.

금창계곡은 여름 성수기마다 하루 동안 적게는 수십대, 많게는 200여대의 차량이 늘어섰다. 계곡을 더럽히는 것도 문제지만 좁은 이면도로에 비집고 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차량 교행이 불가능했던 것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고, 마을주민과 행락객이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난해에는 금창계곡 상류 지역에 위치한 마을주민의 집이 제대로 된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전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창 행락객들이 몰리던 때에 마을주민의 집에서 불이 났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주차된 차량에 가로막혀 화재진압을 할 수 없었던 것.

얘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하자 주민들이 곧바로 대책을 마련했다. 주민들이 사비를 털어 상습적으로 차량을 주차하거나 계곡 진입이 잦은 지점에 철조망을 두르고, 주차금지 표지판을 세웠다.

또한 주민들이 당번제를 정해 차량 교행을 막는 차량을 이동 조치시키고 쓰레기 투기 행위를 막았다. 금창계곡 인근에 거주하는 백석룡 전 농업경영인 원주시연합회장은 "매년 행락객들에 의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고 심지어 주민들의 생명까지 위협을 당해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며 "궁여지책으로 철조망을 설치하긴 했지만 여전히 무분별한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귀래면 백운계곡과 천은사계곡에서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두 계곡 모두 계곡 내에 제법 넓은 공간이 형성돼 있어 취사를 하거나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때문에 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먹은 흔적이나 먹다 버린 음식물이 발견되고 되가져가지 않은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백운계곡의 경우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이곳 이면도로는 귀래리 일대 채석장에서 오는 대형트럭들이 주로 주행하는 곳인데 대형트럭이 이면도로에 빼곡히 주차된 차량 옆으로 곡예운전하면서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재성 귀래면장은 "매년 계곡 주변에서 쓰레기 투기와 주차 문제 등 무질서한 행위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며 "이달 중 기간제근로자를 상주시켜 질서를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천은사계곡-쓰레기 불법투기로 몸살.

한편 원주시는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환경정비원, 기간제근로자 등을 원주지역 주요 계곡, 하천에 집중 배치해 환경정화와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계도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재명 원주시 생활자원과장은 "시민들이 계곡이나 유원지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것은 좋지만 양심을 버려서는 안된다"며 "피서지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쓰레기는 되가져가야 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줄 만한 행동을 근절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