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종이컵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이금자 씨.

'생활 속 작은 영웅을 찾아라!'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모전을 진행했다.

우리 주변에 이웃과의 나눔과 배려,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을 공모한 것인데 우리지역에 바로 그 '작은 영웅'이란 말이 딱 맞는 사람이 있다.

선천성 왜소증을 앓으며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하는 명륜2동 이금자(60) 씨가 그 주인공. 선정된 전국 10명의 작은 영웅들 중에서도 그녀의 이야기는 단연 눈에 띈다.

102cm의 작은 키로 장애와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이 씨의 이야기는 원주투데이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타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됐다.

남들이 먹고 버린 종이컵을 주워 모으기 시작한지도 벌써 5년째다. 처음에는 폐휴지를 수거하는 마을봉사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 씨의 주된 일과가 되었다. 1년에 무려 4톤 가량 폐종이컵을 모아 10kg 당 1천900원 정도를 받은 뒤 이를 모아 매년 60만원을 불우한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선천성 왜소증을 앓고 있는 이 씨는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집에 얹혀사는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돼서도 남의 집 일을 하면서 소외된 삶을 살다가 20여년 전 명륜2동 임대아파트로 이사를 오면서 봉사를 시작했다.

장애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공장을 다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병원비와 약 값을 더 쓰게 된 적도 있었다. 이 씨는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을 드나들다가 자연스럽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돕기 시작했고, 새마을부녀회 회원들 권유로 함께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지역사회 안으로 한걸음 들어오게 됐다.

그러한 생활 자체가 이 씨는 마을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이었고, 삶의 변화였다. 이 씨는 "처음에는 폐종이컵을 줍고 돌아다니는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몹시 불편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열심히 일해서 지역사회에 뭔가 도움을 주고 어려운 사람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되새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녀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변해갔고, 이제는 집집마다 상점마다 주민들이 폐종이컵을 모아놓고 이 씨를 기다린다. 또한 명륜2동 마을 일과 복지관 행사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일꾼이고 소외된 이웃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 씨를 공모전에 추천한 이원희 원주시새마을회 사무국장과 유태헌 명륜2동주민센터 공무원 등 많은 사람들이 이 씨의 선행을 칭찬한다.

이 씨는 작은 영웅에 선정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색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며, "바라는 점이 있다면 수거되지 않고 버려지는 폐휴지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폐 종이컵 등을 잘 모아서 자원으로 재활용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오는 4일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작은 영웅' 상패와 부상을 수상하며, 이 씨 이야기는 위원회 SNS, 홈페이지를 통해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