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호텔인터불고원주에서 '강원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기관협의회' 회의가 개최됐다.

"우리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는 것이다. 우리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법과 규칙을 초월해서 지원해야 한다."

지난 16일 호텔인터불고원주에서 열린 '강원원주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지원협의회'에서 나온 말이다. 법과 규칙에 입각해 공직을 수행하는 이전 공공기관 공직자들이 법과 규칙을 초월하는 요구를 한 셈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전기관 임직원 및 노조 관계자 20여명과 이강후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강원도, 원주시 등 모두 50여명이 참석했다. 공공기관 이전이 가속화됨에 따라 임직원 및 가족에 대한 지원과제 및 교육, 의료, 치안, 교통 등 정주여건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회의 초반부터 이전기관 측에서는 "원주로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말라는 식"이라며 "성의 있는 지원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원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혜자(?) 격인 강원도, 강원도교육청, 원주시 등의 지원방안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원주로 내려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강원과학고 특례 입학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당장 안되면 정부에 특례 입학을 건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전기관들은 종전에도 특수목적고인 강원과학고의 정원 확대를 요구했으나 강원도교육청은 정원확대는 물론 특례 입학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전기관들은 자녀들이 원하는 학교에 배정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에 대해서도 강원도교육청은 타 도시에서 전학오는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학생들간 위화감 조성을 우려했다.

이밖에도 혁신도시에 신축하는 신청사 준공검사 비용 감면 및 혁신도시 정주여건 조성 시 '플러스 알파'를 거론하는가 하면 심지어 음식점 할인혜택까지 요구하면서 "원주로 이전하는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도록 원주시가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이전기관들이 선민의식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준 공무원 성격의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반 강제식 이주에 따른 불만은 이해가 되지만 공직자들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본다"면서 "이전기관 임직원들이 지역적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