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용헌 원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이 운영 중인 단계동 예꿈터도서관.

2005년 4월 첫 작은도서관이 등장한 이후 원주에는 50개가 등록돼 있다. 작년 말 기준 전국에는 3천900여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으며, 이는 1개소당 1만2천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반면 원주는 1개소당 6천500명 가량 담당한다. 하지만 면적은 전국평균인 111.8㎡에 못미치는 86.4㎡이며, 보유장서도 전국평균은 5천600여권인데 반해 원주는 2천권 수준이다. 공립으로 운영되는 곳은 태장동 시립도서관 분관 1곳에 불과하며, 설립기준에 미달되는 곳도 4개소나 있다.

원주시는 작은도서관에 연간 5천만원 가량 지원하는데, 책축제 예산과 운영자 교육비용을 제외하고 전액 도서구입비로 사용된다. 원주시 조례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주 5일, 오후1시부터 5시까지 의무적으로 개관해야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사서인력 배치는 어려운 실정이다.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다 문을 닫은 한 관계자는 "의무개관을 하려면 상주인력을 배치해야 하지만 무리가 따른다"며 "인근에 대형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방문자가 적어 운영 필요성이 상실됐다"고 말했다. 50개소 중 21개소는 교회에 위탁해 부설형태로 설립됐다. 이에 포교활동을 위해 작은도서관을 부설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으며,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방문이 꺼려진다는 의견도 있다.

차용헌 원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은 "종교시설이지만 종교와는 무관하게 독서 장려 및 지역주민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간을 할애한 것"이라며 "지원받은 예산은 종교서적 외 아동서적 및 일반 서적 구입에 80% 이상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개관시간을 유지하기 위한 상주인력 배치에는 연간 3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등록된 전체 작은도서관을 각각 도와주는 것 보다 작은도서관협의회에 사서인력을 지원해 전반적인 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자치적으로 운영한다면 지금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차 협의회장은 "종교시설이라는 색안경을 벗는 게 필요하다"며 "지역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300세대 이상 아파트를 지으려면 의무적으로 도서관을 만들어야 한다. 원주에 등록된 작은도서관 중 15개소는 아파트에 설치된 작은도서관이다.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지원되는 예산은 평가 점수에 따라 배분한다. 활

발한 운영을 하는 작은도서관에 비해 아파트 부설 작은도서관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 수준. 차 협의회장은 "일부 작은도서관은 지급되는 지원 도서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소액이라도 받으려는 곳은 어떻게는 운영 의지가 있지만, 받지 않는 곳은 폐관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은도서관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설립기준을 강화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33㎡ 이상 면적에 열람석 6석과 1천권의 장서를 보유하면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할 수 있다.

하지만 99㎡ 이상 면적에 10석의 열람석과 3천권의 장서를 보유하도록 개정안을 추진중이다.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은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운영 활성화와 지역주민들의 독서 문화 향상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