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농수로와 왼쪽 농수로간 부식 차이가 완연하다.

읍면동 주민숙원사업비로 설치한 농수로가 4~5년 만에 심각하게 부식돼 부실자재로 시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호저면 주산1리 작골마을 진입로 280여m에 설치한 농수로 일부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

농수로에 사용한 것은 플륨관으로, 기성제품을 납품받아 설치했다. 하지만 280여m에 이르는 농수로가 드문드문 부식돼 부실공사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물이 흐르는 부분은 파이고 갈라지는가 하면 콘크리트 표면이 모두 벗겨져 철골구조물이 훤히 보이는 곳도 있다. 한 주민은 "트랙터가 농수로로 진입하려다 농수로가 힘없이 부서져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주민 박상진 씨는 "조성한 지 4~5년 된 농수로가 벌써 부식되는 건 부실한 자재를 납품받아 시공한 것이 원인일 것"이라며 "농수로는 손길이 거의 닿지 않고 물만 흐르는데 이렇게 부식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으며, 다른 지역도 이러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호저면사무소 담당자는 "콘크리트를 직접 타설해 수로를 만들면 좋겠지만 워낙 많은 공사비가 소요돼 기성제품을 받아서 쓰고 있다"며 "기성제품 플륨관의 경우 최근에는 이러한 사례가 없는데 과거 제작한 제품 중 일부는 겨울철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수압이나 지반 영향에 따라 간혹 부식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숙원사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면지역의 경우 연간 3억원의 사업비가 배정되는데 마을안길 포장, 농수로, 도수로 설치에 투입된다. 리별로 필요성과 형평성에 따라 사업비를 2천만원 안쪽으로 분할해 집행하는데 워낙 여러 사업이 진행되는 바람에 관리·감독이 소홀할 수 있다는 것.

동지역의 경우 원주시 차원의 사업이 다수 진행되는 부분이 있어 남는 사업비를 환수하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읍면동별로 효율적인 주민숙원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