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촌마을 주민 안희윤 씨는 전봇대 끝을 가리키며 "철도시설공단이 성토를 하면 전봇대 높이까지 흙이 쌓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 중인 원주~제천 복선전철 사업에 무실동 이촌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원주역에서 남원주역을 지나 충북 제천까지 56.3㎞ 구간의 단선구간을 교량과 터널을 설치해 복선화하는 사업으로 무실동은 지난 6월 공사가 시작됐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건 이촌마을에 10~13m의 둑을 쌓아 철로를 설치하기로 했기 때문. 복선철로가 19번 국도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철로로 인해 북쪽으로는 중앙고속도로, 동·서쪽으로는 산, 남쪽으로는 철로가 생겨 조망권은 물론이고 재산권 행사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원주시의회에서 이촌마을 주민대표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이동춘 본부장, 원주시 관계자 등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주민들은 둑 대신 230여m의 교량 설치를 요청했다.

마을주민 안희윤 씨는 "12미터 둑을 쌓는다는 얘기를 공사장 인부에게 들었다"며 "사방이 철도와 도로로 막히면 주민들 삶의 질 저하는 물론 도심 양분화로 토지 거래가 불가능해 정지뜰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남원주역 역세권 개발이 진행되고 시외버스터미널도 이전하는데 도심 한복판에 토성이 생기는 것이라 원주시 입장에서도 타격이 크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교량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동춘 본부장은 "선로분기기 설치 등 기술적 문제와 사업비 부담으로 성토식 철로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반발이 계속되면 개통이 늦어지거나 남원주역 건립이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교량을 설치해도 조망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철도 운행 안전성 문제도 발생한다"며 "사업실시계획 승인과 사업비 협의가 완료된 사항으로 주민 요구를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