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2008년부터 법천~정산간 531호 지방도로 확·포장공사를 시행했다. 좁은 비포장 노면으로 인해 차량이나 주민 통행에 불편이 따르자 도로를 정비하기로 한 것. 하지만 주민 편의를 위해 시작된 공사가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강원도는 1971년 건설된 정산교를 대신해 지난해 새로운 정산교를 완공했다.

구 정산교에는 3개의 작은 농로가 연결돼 있다. 이 다리를 헐게 되면 주민들은 다른 농로로 건너가기 위해 새로운 교량의 중앙을 넘어 이동해야 한다. 주민들에 의하면 이 도로는 1분 당 차량 1대가 지나갈 정도로 통행량이 적고 도로폭이 넓어 차량들이 속도를 낸다.

경운기나 트랙터 등 속도가 느리고 소음이 큰 농기계가 좌회전으로 교량을 건너가게 되면 충돌 위험이 높다는 것. 실제 차량들은 60~80㎞/h로 달리고 있으며, 교량을 건너는 농기계를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산2리 한 주민은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하는 데다 중앙선을 넘어야 해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교량이 튼튼한데 굳이 다리를 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새 다리를 건설했기 때문에 기존 교량은 허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진단 결과 구 정산교는 D등급을 받았고, 관리비도 계속 투입돼야 한다는 것.

강원도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돼 올해는 허물지 않겠지만 원주시가 관할하지 않는 이상 다리를 허물 수 밖에 없다"며 "주민들이 제기하는 불편은 이해하지만 사고 위험성은 억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강원도가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