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운 흑염소 가마솥에 삶아

겨울 바람이 마당을 쓸고 지나가고 있지만 소진웅 동막골흑염소 대표는 아궁이에 장작을 지피느라 추운줄 모른다.

야산에서 풀을 뜯어먹고 자란 흑염소를 손질해 한 번 삶은 물을 버린다. 집에서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 뽕나무를 넣고 3시간 이상 가마솥에서 끓이고 있는 중이다. 가마솥에서 푹 고아진 흑염소 살은 발라서 탕, 수육, 무침으로 쓰고 뼈만 넣고 다시 3시간 정도 푹 다려낸다. 그렇게 다린 국물을 탕이나 수육 육수로 사용한다.

문막읍 궁촌1리 마을회관 자리에 위치한 '동막골흑염소'는 인근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내려오는 사람들과 흑염소에 일가견이 있는 마니아들로부터 인정받는 흑염소 전문점이다. 흑염소와 닭을 직접 키우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소 대표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흑염소의 제 맛을 찾아내 호응을 얻고 있다.

고기의 신선도나 끓이는 방법, 첨가 물질에 따라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에 요리 방법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시큼하거나 노린내 같은 잡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과 재료를 동원한 끝에 그 비법을 찾아냈다. 뽕나무는 열매와 잎, 나무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훌륭한 식재료이다.

풍증이나 암을 예방하고, 먹은 것을 잘 삭여 소화를 돕고 소변 배출에도 도움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뽕나무가 흑염소의 잡내를 없애는데도 그만이다. 그래서 흑염소를 삶을 때 뽕나무를 함께 넣는다. 소 대표는 시간이 나는대로 산을 다니며 채취가 가능한 산나물을 뜯는다. 한 여름에 뜯어 놓은 뽕잎을 말려 놓았다가 묵나물로 무쳐 반찬으로 내 별식으로 먹을 수 있다.

흑염소 뼈로 고아낸 국물이 진국이다. 따끈한 국물에 부추와 대파, 들깨가루를 한 숟가락 넣어 구수함을 더했다. 초장소스에 고기와 부추를 함께 찍어서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감칠 맛 나는 육질이 입에 착착 붙는다.

야들야들한 목살은 수육으로 사용하고, 다른 부위는 탕에 넣거나 신선한 채소와 함께 무쳐서 먹기도 한다. 직접 키운 닭과 능이버섯으로 만드는 백숙은 1시간 전에는 예약을 해야 준비가 가능하다. 오전10시부터 오후9시까지 영업.

▷메뉴: 염소탕(1만원), 염소전골(1만8천원), 염소수육(2만원), 염소무침(2만원), 능이닭백숙(5만원), 능이오리백숙(5만원)

▷문의: 732-7553(동막골 흑염소)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