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고 시월이다. 게다가 마지막 밤이다. 어느덧 중년이란 단어가 익숙한 세대에겐 묘한 울림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감상에 젖어 하릴없이 마음이 달뜬다. 젊은 청춘들이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중년들은 이날이면 어디 갈 곳이 없을까 괜시리 고민부터 하게된다. 시월의 마지막 밤 가족과 부부와 친구들이 공통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낭만이 충만한 장소를 찾아보자.

박경리문학공원이 오는 31일 오후7시30분 공원 느티나무 아래서 '시월의 마지막 밤 가을콘서트'를 연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이 콘서트는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냥 넘길 순 없다'는 단체·동아리·예술인들이 서로의 재주와 열정만으로 함께 만들어 온 행사. 매년 해를 거듭하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6회째를 맞는 올해도 가족, 이웃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원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밤'을 제공한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1시간30분동안 공원은 가을정취가 물씬 풍기는 통기타 연주와 가곡, 국악으로 채워진다. 원주청소년기타합주단의 연주를 시작으로 넉넉한 가을의 마음을 담은 시낭송, 원주오페라단 최용석 대표가 들려주는 가곡과 소래국악예술원의 국악공연이 이어진다.

자연치유명상가 김성문 씨가 대금과 중금, 현소 연주를 통해 선사하는 감동어린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통기타 동호회 여섯줄 사랑은 원주출신 작사가 고 박건호 선생의 대표작 '잊혀진 계절'을 비롯해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 주옥같은 가을노래들을 관객들과 함께 나눈다.

멋진 공연 외에 먹거리도 풍성하다는 게 이날 행사의 장점이다. 햇빛로타리 클럽이 대추와 생강을 끓여 준비한 우리차를, 원주시 새마을부녀회는 따끈한 어묵국으로 추위를 달래는 관객들을 응원한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토지사랑회와 둥지가든이 함께 준비한 군고구마와 커피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박경리문학공원 고창영 소장은 "또 하나의 계절이 저물어 가는 이 때, 시월의 마지막 밤에는 시와 음악과 차, 그리고 따끈한 어묵국과 군고구마가 있다"면서 "박경리문학공원에서 마음이 통하는 아름다운 친구들과 멋진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762-6843(박경리문학공원)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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