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가을'인데 때 아닌 '인디안 섬머'로 낮 시간에는 푹푹 찌는 더위 때문에 몸서리 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더위'라는 녀석도 어둠이 내려앉은 밤까지는 힘을 못쓰는 것 같다. 밤에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바깥 나들이를 하거나 운동을 즐기려는 시민이 많이 늘었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옷깃을 스쳐가는 가을밤, 고즈넉한 사찰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학성동 법웅사, 행구동 국형사가 각각 24일, 27일 지역주민들을 위해 음악보따리를 선물한다.

법웅사(주지: 남장(김갑영) 법사)가 불혹맞이 음악회를 선사한다. 제1야전군사령부 군법당인 법웅사는 지난 1971년 11월 13일 창건, 올해 4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자 오는 24일 오후7시부터 열린음악회가 열린다.

이번 음악회에는 종교·군·민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그맨 양세찬, 배우 김지훈 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하는 이번 음악회는 하유스님의 맑은 법고 울림으로 시작한다.

1군 군악대, 36사단 군악대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가페라 가수 이한,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정미 씨 등의 초청공연을 비롯해 법웅사 합창단도 무대에 오른다. 또 가수 앤디, 아웃사이더, 유승찬, 에픽하이 미쓰라진 등 군입대 전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던 연예병사들의 공연이 예정돼 있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웅사 관계자는 "법웅사는 그동안 군불자 뿐만 아니라 원주시민들의 기도처로, 쉼터로서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나라의 안녕과 평화, 지역주민들의 행복을 축원하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나가겠다"면서 "이번 음악회는 창건 40주년의 의미와 더불어 그동안 관심을 기울여주신 지역주민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했다. ▷문의: 742-2701(법웅사 종무소)
　

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가 주최하는 동악단 동악제 '국형사 산사음악회'가 오는 27일 오후7시 국형사(주지: 무주스님) 대웅전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9월 28일 개최 예정인 강원감영문화제를 앞두고 마련된 국형사 산사음악회는 '천년 고찰의 향연, 솔내음 그윽한 향기 머무는 곳'을 주제로 열린다. 매년 가을에 치러지던 치악제와 강원감영문화제는 국형사 동악단의 동악제를 시작으로 거행되고 있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전통음악, 현대음악, 서양음악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공연들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전통예술단 아울이 신명나는 풍물판굿을 벌이며, 바리톤 최성규, 소프라노 안선민 씨가 가을밤에 어울리는 그윽한 목소리로 가곡, 아리아를 선사한다. 또 에콰도르 오따발로 공연팀이 안데스 남미 현지 민속음악 '가우사이'를 연주해 이색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원주시자원봉사어린이합창단의 앙증맞은 합창을 비롯해 국형사합창단이 찬불가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공연들로 구성됐다.

부대행사도 참여해볼 만 하다. 오후5시부터 6시30분까지는 떡메치기, 소원지 쓰기, 차마시기, 공양 등 체험행사가 마련되며, 공연중 소원을 담아 환하게 불을 밝히는 천등제도 함께 진행된다. 오후5시 남부시장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기획 및 연출을 맡은 원주민예총 음악협회 방정경 씨는 "이번 산사음악회를 통해 국형사의 동악제를 축제의 장으로 이끌어가고 싶다"면서 "1천150여년 전 창건된 이후 천년고찰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국형사가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 이 음악회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문의: 010-8120-3313(방정경)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