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에는 냉면, 콩국수, 메밀국수(막국수) 등 찬 국수가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국수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체질을 알아보고 자기에게 잘 맞는 음식을 찾는 것이 좋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고병희 교수는 "국수 하나를 먹더라도 체질에 맞게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몸에 안 맞으면 하루 종일 더부룩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상체질의학에선 얼굴이나 체격 등 신체적 특징과 성격, 목소리, 생리증세(수면, 대소변, 식욕, 소화기능),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눈다.

체질에 따라 내 몸에 맞는 국수를 가려 먹는 것이 더 좋다. 태양인, 소양인 등 '양'인 체질의 사람들은 찬 음식으로 더운 기운을 풀어주는 것이 좋고, 태음인, 소음인 등 '음'인 체질의 사람들은 속이 냉하고 소화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찬 음식은 소화장애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고병희 교수는 "체질별로 해로운 음식이라고 해서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 먹을 때 탈이 날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생활하면서 개인적으로 어떤 음식이 잘 맞고, 어떤 음식이 안 맞는지를 경험으로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원한 맛에 자주 먹게되는 냉면, 콩국수, 막국수에 들어가는 재료는 어떤 성질이 있는지,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고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를 하기 쉽다.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주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함흥냉면의 주재료인 고구마에 대해서 따로 설명했다. 냉면에 많이 섞는 칡에 대한 설명도 덧붙인다.
(자료제공: 코메디닷컴)

 뜨거운 기를 서늘하게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정서적으로 쉽게 흥분하는 태양인, 소양인 등 '양'인 사람에게 맞다. 메밀에는 필수 아미노산·트립토판·트리오닌 라이신이 많고, 비타민 D, 인산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거의 들어 있지 않다. 메밀가루는 회분이 많으므로 소화효소로 변하기 힘들다. 그래서 무나 과일,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소화에 도움을 준다.
　
막국수는 메밀로 만든 면발을 찬 김칫국물에 말아 먹는 강원도 지방의 전통 요리로서 냉면과 유사하다. 육수를 끓였다가 식혀 국물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육수와 동치미를 반씩 섞기도 한다. 또 아예 동치미 국물만 사용하거나 요즘은 과일과 채소로 생 국물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김치는 동치미, 배추김치, 나박김치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젓갈이나 고춧가루를 적게 해야 한다.

일본어로 모리소바로 불리는 모밀국수도 메밀 음식이다. '모밀'은 '메밀'의 함경도 사투리다.　판메밀은 국수를 적셔 먹는 국물(쯔유)에 들어가는 간장과 가다랭이 국물의 조합과 면발의 탱탱함이 생명이다. 돈가스, 초밥을 파는 여러 체인점의 판메밀은 공장에서 만든 국물을 받기 때문에 맛이 일정하긴 하지만 깊은 맛은 없다.

태음인이나 소양인에게 잘 맞는다. 소음인 중 소화력이 괜찮은 사람도 상관없다. 콩은 단백질 성분이 많고 입자가 크기 때문에 소화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예전에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할 정도로 경제성과 기능성이 뛰어나다. 특히 검은콩과 메주콩은 단백질 뿐만이 아니라 식물성 호르몬이 들어 있어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이가 든 여성에게 꼭 필요한 식품이기도 하다.

콩(콩국수)

콩국수는 국물이 고소하고 진해야 한다. 콩국수의 맛은 콩을 얼마나 잘 삶느냐가 좌우한다. 잘못하다간 콩에서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콩이 잠길 정도로만 물을 붓고 한 번 끓어 오르면 바로 불을 꺼야 한다. 오래 끓이면 단맛이 빠져나가고 메주 냄새가 날 수도 있다.

콩국수를 먹을 때는 국수는 남기더라도 콩국물은 다 먹어야 한다. 또 콩을 불렸다가 씻으면 콩껍질이 모두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맛이나 영양면에서 손실이 크다. 먼저 깨끗하게 씻은 콩에 물을 부어 불린다음 껍질과 콩을 함께 삶아 갈아야 맛과 영양을 모두 살릴 수 있다.

콩물은 냉장고에 넣어 놓고 더위로 기진맥진해 질때 시중에서 파는 음료수 대신 마시면 갈증해소에도 좋고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태음인에게 잘 맞는다. 특히 칡은 예로부터 술의 해독제로 많이 이용됐다. 몸 속 노폐물을 배설하는 기능이 있다. 변비에도 도움이 된다.

칡·고구마(냉면)

시원하게 먹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냉면은 본래 북한 음식이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쌍벽을 이루는데 평양냉면은 물냉면, 함흥냉면은 비빔냉면으로 전해져 온다. 그런데 평양냉면은 면발에 메밀의 함량이 높고, 함흥냉면은 고구마전분의 함량이 높다. 함흥냉면이 질긴 이유다.

지리적으로 서울에서는 평양이 함흥보다 더 가깝기 때문에 이전부터 평양냉면집이 더 유명하다. 평양냉면은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져 있다면 육수 맛이 싱거울 수 있다. 원래 평양냉면은 육수가 담백하고 면발에 메밀향이 가득한 것이 특징이다.

맛있는 냉면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는 준비한 편육은 얄팍하게 저미고, 양지머리를 삶아서 육수를 만들어 차게 식힌 후, 위에 뜬 기름기를 걷어내고 식초, 간장,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삶은 달걀은 길게 반으로 자르고, 소금에 절인 오이를 꼭 짜서 양념한다. 냉면그릇에 국수를 담고 배, 삶은 달걀, 편육, 오이생채를 얹고 실고추를 약간 뿌린 다음 육수를 붓는다.

식성에 따라 매운 양념을 올려 먹거나 식초나 고추냉이를 첨가해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