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의 배후를 밝힌 책


「스파이의 역사1:작전편」(어니스트 볼크먼 지음. 이창신 옮김)은 23건의 비밀작전의 전모를 파헤쳐 지난 20세기에 발생한 역사적 사건의 배후를 밝힌 책이다.


저자는 “권력은 총구에서가 아니라 정보에서 나온다”며 ‘스파이의 세기’라고 불리는 20세기에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력과 장비가 ‘첩보사냥’에 투입됐다고 말한다.


“첩보활동이 국제관계의 흑색예술이라면, 기만술이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이다”. 소련의 KGB는 국내에 가상조직을 만들어, 재정 러시아의 재건을 꿈꾸는 사람들과 서방세계를 속였다. KGB의 이런 기만작전 덕에 스탈린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의 틀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쿠바의 비밀정보국 DGI는 미국 CIA가 쿠바 내의 사정을 정탐하기 위해 포섭한 정보원을 역(逆) 포섭함으로써 CIA의 작전을 무려 26년(1961-1987) 간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상대국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통신감청, ‘전파 전쟁’이 절정에 이른 시기였다. 독일은 ‘에니그마’라는 암호작성기를 이용했고 영국은 암호해 독을 위한 ‘울트라 작전’으로 이에 맞섰다. 독일의 모든 암호문을 해독할 수 있게 된 영국은 역으로 허위정보를 흘려보냄으로써 ‘사막의 여우’라 불리며 위력을 떨친 독일의 롬펠 장군을 제압할 수 있었다.


“반역은 첩보의 핵심요소이다.” 경쟁국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정보원이 넘겨 주는 기밀보다 좋은 정보는 없으며 반역자를 가진 국가는 치명적인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과학자 파울 로스바우트는 나치 정권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영국에 원자폭탄 개발 기술을 빼돌렸다. 한편 미국 내 공산주의자들을 포섭한 KGB는 독일과 미국이 몇 년에 걸쳐 개발한 원자폭탄 기술을 한순간에 빼돌릴 수 있었다.


책은 이밖에 20세기 첩보 역사상 실패한 작전과 성공한 작전, 무의미한 작전의 예를 소개했다. 이마고 刊. 423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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