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 얽힌 문화유적

성권관의 전적과 직강, 사성, 군기사의 정(正)과 사간원의 정언(正言) 사온서의 영(令)과 승정원의 판교를 거쳐 54세때 당상(정3품)으로 승진 첨구가 되어 공마 관압사로 연경을 가게 되었다.


이 앞에 관압사는 공마가 길에서 죽는 것이 많아서 잇달아 결책을 받고 질에서 죽고 돌아 오지를 못하니 사람들이 다 가는 것을 꺼렸다.


이 해에도 사신이 명령을 받고 출발하였으나 도중에 병이 나서 당국에서는 공을 대신 가게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공을 위하여 근심하였으나 공은 의연히 어려워 하는 빛이 없이 베로 말구유를 만들고 몸소 먹이는 것을 검사하였는데 공마 오십필이 모두 탈이 없이 연경에 들어가니 태복이 이상하게 여겨서 특별히 보고 하였음으로 황제가 특별히 접견하고 비단 네 종류와 말 한 필과 상홀(코끼리 이빨로 만든 홀)하나를 주었다.


돌아와서 복명을 하니 임금께서 특히 술과 호랑이 가죽을 하사하여 칭찬하시고 부승지를 제수하였다. 얼마 안가 해주 목사로 임명하였다가 즉시 진주로 바꾸었다.


진주는 경남의 거읍으로 평소에 토호들이 교활하여 다스리기 어려웠으나 공은 판결을 물 흐르듯이 하고 위엄과 은덕을 아울러 시행하니 관리와 백성이 사랑하여 노래하고 칭찬하였다.


공의 조카 시민이 진주 판관으로 가니 공은 이곳에서 떠난 지 이미 12년이 되었으나 사람들은 시민이 온다는 것을 듣고 기뻐하여 말하기를 김 목사의 조카라 하고 경내 사람들이 흐뭇하게 여겨서 명령을 잘 따르고 금지하면 그쳐서 수고하지 않고도 잘 다스려 졌다.


겨울에는 병마참지와 예조참의가 되고 57세 봄에는 다시 우부승지를 거쳐 좌부승지로 올랐다가 사간원 대사간으로 옮겼다가 서구(중추원 별칭)로 옮겼고 여름에 충청도 관찰사로 임명받았고 겨울에 체직되어 다시 대사간이 되었다가 서구로 옮겼다.


임오년 봄에 우부승지가 되었다가 여름에 황해도 관찰사로 임명되고 선조 16년(1583) 좌부승지가 되었다가 체직되어 몇년간 쉬었다가 선조 20년 63세 가을에 창성 부사가 되었고 65세에 광주목사가 되었다가 다시 황해도 관찰사가 되었고 이어 공조참의가 되었다. 이때 공은 여러번 이조판서의 물망에 올랐고 아들 시헌도 또한 전랑의 물망에 올랐음으로 불안하게 여기고 외직을 구하여 원주 목사가 되었다.


이듬해 임진년에 섬 오랑캐의 난이 일어나서 원주의 장정들과 총기며 식량을 모두 신립의 군에게 부쳐 주었으므로 원주의 군사는 헛 이름뿐이었다. 모든 관리들이 다 말하기를 ‘도적들이 이르거든 떠나가자’ 하였으나 공은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분발하여 의리로써 효유하여 드디어 도망하여 숨은 노약들을 불러 모으고 민간의 양식과 기구를 수습하여 사수할 계획을 세웠으나 조정이 피난을 가고 종사가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서쪽을 바라보며 밤낮으로 통곡을 하니 감격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적장 청정이가 그 부하 길성중융을 파견하여 관동지방을 유린하고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 오다가 재를 넘어 서쪽으로 향하니 지나는 곳마다 한사람도 그를 막아 내는 자가 없어서 적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져 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겁을 먹고 떨었으나 공은 끝끝내 안색이 변치 않고 오직 충의로써 격려하니 군사와 백성들이 감격하여 모두 공을 위하여 한번 죽기를 원하였다.


하루는 공이 의자에 앉아서 갑옷과 투구를 갖추고 깃대를 세우고 행오를 정돈하여 계획을 수립하던 가운데 이 지방사람 정사영이 용맹이 뛰어나다는것을 듣고 앞에다 불러 놓고 말하기를 ‘적들은 강하고 우리는 약하며 성과 군사와 식량과 기개가 모두 부족하여 싸워 지킬 계책이 없다하여 장차 손을 묶고 망하기만 기다릴 것인가.


지금 오직 영원산성은 가히 의지하여 지킬만하고 너는 본래 용맹하니 이 군사들을 거느리고 먼저 가서 있으면 내가 뒤를 따라 가겠다’하였다.

<698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