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에 얽힌 문화유적


지금의 좌상 허적과 목사 허질은 공의 외손인데 허질이 또 원주의 목사가 되어 그의 남긴 덕화를 이으니 선비와 백성들이 생각하여 새겨 가로되 “죽는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죽을곳에 죽기가 어려운 것이니 오직 군자라야 살기를 버리고 의리를 취하는 것이다.

위급함을 당하여서도 평소와 같이 보고 충성심과 분개심을 가다듬어 끝과 시작이 다르지 않았도다.

신하는 충성으로 죽고 아내는 정조지키고 자식은 효도하였으니 만고에 강상(鱇常)을 붙들고 심었도다.

치악산이 동녁에 우뚝함이여 봉천은 서역으로 흐르니 선생의 이름은 더불어 함께 길도다.” 고을사람 생원 정석형은 옛 어른들의 전하는 것을 주어 모아서 전말을 기록하고 공경히 씀.


송정 병자년뒤 35년(현종11년 1670년) 경술년 3월 세우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원주시민만이라도 역전을 지나면서 위 기록을 생각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예를 다해야 될 것이며 후손들에게 알뜰히 전하기를 바란다.

문숙공 의제 김제갑의 신도비는 1976년 뫼산읍 능촌동에 있는 충민사안에 그의 사당 앞에 세워졌는데 비문을 권용익이 짓고 12대 방손인 김상형이 썼다.


이 충민사는 박정희 대통령때 크게 자리잡고 세워졌는데 김서민 장군은 바로 김제갑 목사의 친조카이다.

그렇다면 충신의 집안이라 자부할 수 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원주에 있을 충렬사 현판과 위패 상홀(어전 회의때 들고 있는 메모판) 등이 괴산 충민사안에 있으니 하루 빨리 원주의 충렬사가 복원되어 잃어버린 원주의 정신이 되돌아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러면 김제갑 목사의 성장과정과 벼슬길에 올라 이룬 행적에 대해 살펴보자.


공은 종종 20년(1525) 5월 17일 한양 수도 남대문 밖 반석방(盤石坊)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기위하고 준수한 것이 보통아이들과 달랐다. 7살때 앞산에 누른 소가 있는것을 보고 시를 짓기를 좧누른 소를 푸른 산에 매어 놓으니 푸른 산이 한점 누르도다좩 하니 듣는 사람들이 모두 칭찬하였다.

얼마 안되어 서울을 싫어하던 의정공인 부친은 괴산 고향집으로 돌아와 사망하였다. 이때 공의 나이 겨우 10세였다.


모부인이 여러 어린 것들을 교육시키기 위하여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공은 어렸음으로 글을 배우지 못하다가 이때에 비로소 외숙 기대복과 고모부 이묵재 문건에게 수학하였는데 1년도 못되어 학업이 날마다 성취되었다.

18세때 윤상국이 공을 보고 심히 기특히 여겨서 사위를 삼고자 하거늘 모부인이 사양하여 말하기를 좧과부의 아들로 배운 것이 없어서 예의를 알지 못하니 어찌 사위로 합당하겠는가좩 하고 명확하게 거절하였으나 윤공이 굳이 요청함으로 성혼을 하였다.

이로부터 윤공에게 수업을 하면서 밤낮 없이 연구하여 침식을 잊어 버리는 데 이르렀다.

일찍이 논어를 10여 차례 읽었는데 수년을 지났어도 외우는 데 한자도 틀리지 않았으니 그 총명하여 잘 기억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19세때 도산으로 가서 퇴계선생을 뵈옵고 드디어 사사(師事)하였다. 21세때 초시에 장원하여 승문원에서 추천하여 박사가 되고 전적으로 올랐다.


1562년 38세때 모친을 봉양하기 위하여 외직인 옥천군으로 갔다가 돌아와서 개성부의 경력이 되었고 41세때 내직으로 돌아와 군기사의 첨정과 사재감의 부정과 사도사와 장락원의 정(正)이 되었고 42세때 선위왜사(宣慰倭使)로 부산에 갔다가 돌아와서 성초관 사예(四藝)가 되었고 43세때 남양부사가 되었는데 마침 흉년이 들었으나 모부인이 천척에게 화목하여 일가들이 모두 의지를 하므로 공이 모친의 뜻에 따라 모두 두루 구휼을 하니 대사헌 김공 덕용이 동료들에게 말하기를 좧김모는 효자로다 누군들 부모가 없으리오마는 뜻을 받들고 기쁜 얼굴로 봉양하는 사람은 이같은 이가 없다좩고 하였다. 임기가 다하여 내직으로 들어와서 종부사의 정과 시헌부의 지평으로 승지하면서 계속 출세가도를 달렸다.

<695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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