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회 코오롱 고교 구간마라톤대회 여고부 우승을 차지한 상지여고. 사진 왼쪽 끝이 정만화 감독. 오른쪽 끝은 이번대회 지도자상을 수상한 박소진 코치.

   국내 성인 여자기록도 추월

　상지여고가 한국 마라톤 역사를 새로썼다.

　상지여고는 지난달 26일 경주 일원에서 열린 제27회 코오롱 고교 구간마라톤대회 여고부에서 2시간25분05초를 기록, 지난 2008년 선배들이 세운 종전 대회기록 2시간26분46초를 1분41초나 앞당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 기록은 1997년 권은주가 수립한 한국 여자기록 2시간26분12초를 1분7초나 앞당긴 기록이어서 육상계 인사들을 놀라게 했다. 남녀를 통틀어 고교 구간마라톤 종합기록이 성인 한국기록을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오류고와의 기록차가 무려 8분이나 벌어진 것을 보더라도 상지여고 6명 소녀들의 질주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서용(2학년) 윤보람(3학년) 강현지(1학년) 이진이(2학년) 이예지(1학년) 장한나(1학년) 등 6명이 이어달린 상지여고는 2구간과 5구간에서만 구간 1위를 내줬을 뿐 6개 구간 중 4개 구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 한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1구간 주자 현서용은 남자 선수들을 능가하는 지구력과 스피드를 자랑하며 종전 구간기록을 54초나 앞당겼고 마지막 주자 장한나도 28분37초의 구간신기록을 세우며 이날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지여고는 이번대회 우승으로 우승상금 1천만원과 대회신기록 포상금 500만원, 2천만원 상당의 여자 한국기록 돌파 상품을 챙겼다. 상지여고 박소진 코치는 지도자상을 수상해 기쁨을 더했다.

　현 국가대표 마라톤 코치인 정만화 감독이 이끌고 있는 상지여고는 한국 여자 육상을 대표하는 명문이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7회 참가한 코오롱 대회에서 4번이나 정상을 정복했고, 매번 대회신기록을 갈아치웠다. 2007년과 2008년 2연패 달성 이후 2009년과 2010년 라이벌인 작전여고와 오류고에 우승기를 빼앗기며 주춤했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우승기를 되찾아오겠다'는 굳은 각오로 혹독한 동계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의 땀방울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 

　정만화 감독은 "사실 저학년이 많아 올해보다 내년을 목표로 했었는데, 선수들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의욕과 자신감으로 뭉쳐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힘든 훈련을 말없이 따라 준 선수들이 한없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