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그림물감을 온통 사방에 뒤집어 엎어놓은 듯한 가을에 실내에 갇혀서 오랫동안 지내면 질병에 걸리기 쉽다. 가을에는 보통 실내에 습도가 많아 신경통에 걸리기 쉽고, 차가운 실내에 오랫동안 지내다가 따스한 가을 햇볕 속으로 갑자기 나오면 체온의 급격한 변화로 감기에 걸리기 쉽다. 햇볕이 따스한 가을에는 틈만 나면 바깥으로 외출하는 것이 좋다. 마음과 몸에 병이 들어 지내는 것보다, 유쾌하게 가을의 바깥 정취를 즐기며 일상을 지내는 것이 현명하다.


사실 일한 시간을 계산하여도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많고, 일도 훨씬 생산적이다. 시원한 가을밤에는 글을 읽어 영혼을 살찌워야 한다. 사람들을 피해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영혼의 목소리를 듣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리고 매해 가을이 오면 반드시 반복하여 읽는 책을 정하는 일도 해볼만한 시도이다. 자, 어느 책을 가을마다 읽을 것인가? 내년 가을이 기대되고, 미래가 보인다.


읽어서 어떤 사실을 알거나, 알아낸다는 뜻으로 Read가 쓰인다: I read that he had resigned.(나는 그가 사직하였다는 사실을 서류를 읽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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