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시민과의 대화 개최

원창묵 시장이 '재검토 8대사업'과 관련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지난달 19일 원주시의회에서 전체의원을 대상으로 8대사업을 재검토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데 이어 지난 6일에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시간을 마련했다. 본청 전 직원과 읍·면·동 6급담당 등이 참석한 월례회의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원 시장이 직접 재검토 이유를 설명한 것. 여론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공무원들에게 시장 생각을 전달함으로서 여론 주도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재검토에 대해 부정적인 일부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부정적 여론을 전파하고 있어 이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7일 오후2시에는 백운아트홀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시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시의회→공무원→시민 순으로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도는 일부 지역에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원주교도소 이전사업과 관련해 무실동 주민들은 주민소환제를 언급하고 있다. 종합체육관 객석 축소검토에 대해 일부 체육인들이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등 반발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

원 시장은 6일 오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뒤 오후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재차 재검토 8대사업을 거론하며 대안 제시를 호소했다. 원 시장은 "저의 재검토 생각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므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달라"고 말했다. "저의 재검토 계획보다 더 좋은 대안이 제시된다고 해서 시장 체면이 깎이는 것은 아니다"는 말도 했다. 원 시장은 "멀티컴플렉스센터를 원주기업도시 대신 봉화산2지구나 우산동 터미널 부지에 건립할 수도 있지 않냐"는 말로 공무원들의 전향적 사고를 요구했다.

원 시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에게 대안제시를 요구하는 이유는 공무원들이 시장의 의도를 고려한 '맞춤형 재검토 계획'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공무원은 "지금까지의 행정풍토는 시장님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었다"면서 "새 풍토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시장님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것은 역대 이래로 처음"이라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했다"고 전했다.

재검토 8대사업은 ▷중앙도서관 건립 ▷종합체육관 건립 ▷장애인종합체육관 건립 ▷행구수변공원 조성사업 ▷원주기업도시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1군지사 및 예하부대 이전사업 ▷원주교도소 이전사업이다.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 위치 변경,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된 사업들이다.

이상용 기자

재검토하려는 이유는…
"시민들의 의견 보내 주십시오"

재검토 8대사업은 대부분 원창묵 시장이 '야인시절'에 구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서 시정을 지켜보면서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던 사업들이다. 중앙도서관이나 원주종합체육관 건립 등은 건축가 입장에서의 전문가 시각이 포함돼 있다.

원 시장이 "시장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한 이유는 본인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는 보지않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시민과의 대화를 마련한 것도 이같은 이유이다. 8대사업 모두 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인 만큼 시민들의 지혜가 모아져야 할 때이다. 8대사업에 대한 원 시장의 견해를 소개한다. 시장의 견해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기대한다. ▷의견 접수: 이메일: wonjutoday@hanmail.net

중앙도서관 건립
단구동 단구근린공원 내에서 위치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현진에버빌1차아파트와 청솔2차아파트 사이를 계획했으나 주변에 주택이 밀집해 있는 등 부적정하다고 판단, 서원대로 변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미관을 고려해 지역의 랜드마크화 하겠다는 욕심도 있다. 중앙도서관은 내년부터 2015년까지 27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한편 원주시는 이미 종전 부지를 매입했으나 단구근린공원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기 때문에 부지를 변경하더라도 예산낭비는 없다고 밝혔다.
　
원주종합체육관 건립
야구장 부지에 500억원을 투자해 내년 11월까지 관람석 6천200석 규모로 계획돼 있었다. 그런데 이 규모로 지을 경우 부설주차장 신설이 불가피해 구 보건소 부지에 98억원을 들여 주차타워 신축을 계획하고 있었다. 원 시장은 관람석을 4천석으로 축소할 경우 주차타워를 신축하지 않아도 된다며 예산절감을 강조했다. 또한 치악체육관 2009∼2010년 시즌 최대 유료관중이 2천700여명이었기 때문에 6천200석으로 짓게 되면 관람석이 텅 비어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축소한 부분은 체육시설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장애인 전용체육관 건립
장애인들의 요구는 장애인 전용체육관이 아니라 일반인들과 함께 사용하되 불편하지 않은 체육관을 선호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체육시설을 개선하겠다는 것.
국민체육센터, 근로자종합복지관, 농민문화체육센터 등의 출입구 턱을 낮추고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실, 샤워실, 화장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당초 원주시는 단계근린공원 내 4천500㎡에 78억원을 들여 연면적 2천600㎡의 장애인 전용체육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행구수변공원 조성사업
행구동 살구뚝 저수지 주변에 수변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원 시장은 당초 계획돼 있던 높이 7m, 너비 40m의 인공폭포를 설치할 경우 산림훼손이 불가피한 데다 5억원의 설치비용 및 연간 3천만원의 운영비가 과다하게 소요돼 인공폭포를 제척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또한 다목적 전시장도 비용 대비 편익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대신 축구장과 휴게음식점을 설치해 공원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기업도시 개발사업
원주에서 아파트 미분양 물량과 사업승인을 받아 짓게 될 아파트를 합치면 5만세대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계획인구를 축소시켜 공동주택 신축물량을 감소시키고, 공동주택 부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용지로 사용하자는 주장이다. 계획인구를 2만5천명에서 2만명으로 조정할 경우 공동주택 2천세대를 축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주시는 이미 기업도시(주)에 계획인구 조정을 제안했다.
　
1군수지원사령부 등 이전사업
1군지사 및 예하부대가 이전할 예정지인 문막읍 동화리는 서원주역 인근이다. 그런데 원 시장은 제1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강남∼여주간 수도권전철의 원주연장이 성사될 경우 종착역을 서원주역으로 구상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서원주역은 중앙선 복선전철과 수도권전철이 교차하기 때문에 화물역이 아닌 여객중심의 환승역이 돼야 한다고 원 시장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서원주역 주변은 역세권으로 개발돼야 하기 때문에 서원주역 인근으로 군부대가 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이다.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원주시가 부지 29만6천여㎡를 매입했고, 선급금 24억원을 지급하고 공사가 진행중이었으나 중지시킨 상태이다. 원 시장은 원주시가 택지개발사업을 계획할 당시에 이미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역경기가 급변하지 않는 이상 택지분양에 나서봐야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는 것. 그래서 선급금이 나간 만큼만 공사를 진행 후 중단할 계획이다.
　
원주교도소 이전
원주시가 900억원을 투자해 봉산동에 교도소를 신축한 뒤 현 교도소 부지를 받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계획돼 있었다. 문제는 사업비를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분양금으로 충당할 예정이었던 것. 봉화산2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중단되면 교도소 이전사업도 진행할 수 없다.
또한 원 시장은 교도소가 현재의 부지에 있다고 해서 도시미관을 해치거나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