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묵 "정직하고 힘있는 젊은시장"
원창묵 "도시공학·도시설계 전문가"
김기열 "조종사 교체 시 원점 회귀"

지난 2002년, 2006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원주시장 선거는 한마디로 싱거웠다. 예상대로 김기열 시장의 압승으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 6.2 지방선거는 김기열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매우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관전평이 쏠쏠하다는 것이다.

원주시장 선거에는 5명이 도전했으나 한나라당 원경묵 후보, 민주당 원창묵 후보, 무소속 김기열 후보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지난 12일 백운아트홀에서 열린 원주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에는 여론조사에서 5% 이상 득표한 이들 3명이 나와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원경묵 후보는 김기열 후보의 '과장급 정도의 행정경험도 없는 후보'란 발언을 지적하며 "15년 넘게 의정활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행정경험이 없다는 발언은 지방자치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과"라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기열 후보는 "시장 임기는 4년인데 시정을 파악하는데만 1년 이상 걸린다"면서 행정가가 시장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피력했다.

원경묵 후보는 원창묵 후보를 향해 "제2의 애버랜드 유치 및 기독병원과 연계한 실버도시를 만들겠다는 원창묵 후보의 공약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창묵 후보는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기업과 접촉한 바 있으며, 기자회견을 열어 상세히 소개하겠다"고 답변했다.

원창묵 후보는 첨복단지 유치에 실패한 원인으로 열린우리당에서 시작된 사업이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심판론을 제기하며 한나라당 원경묵 후보와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김기열 후보를 비판한 것.

이에 대해 원경묵 후보는 "열린우리당 시절 유시민 전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결정을 번복하며 기간이 연장돼 현 정권으로 넘어왔다"고 맞받아쳤고, 김기열 후보는 "정치적 결정에 의한 것이었으며, 첨복단지 사업은 향후 30년간 진행되는 것으로,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지도 미지수이다"고 응수했다.

김기열 후보는 원창묵 후보를 향해 "시청사를 호화청사라고 비난하는데 인구 50만을 겨냥한 설계였다"면서 "가정집을 지을 때도 장래를 예측해 짓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창묵 후보는 "신혼부부가 애를 셋 나겠다고 50평대 아파트를 사지는 않는다"면서 "시청사 신축으로 인해 정부 교부세가 삭감됐는데도 호화청사가 아니라고 말하면 안된다"고 맞불을 놨다.

원경묵 후보를 향한 김기열 후보의 질문은 세일즈 시장을 표방한 원경묵 후보의 공약이었다. 김기열 후보는 "시장의 눈높이와 국·소장 및 과장의 눈높이가 다른데 시정을 팽개치고 세일즈를 한다면 공무원들은 큰 부담을 갖게 된다"고 공세를 이어가자 원경묵 후보는 "유능한 원주시 1천400여 공무원들에게 권한과 아울러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며, 시장이 된다면 기업유치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도심 활성화 방안을 묻는 공통질문에 대해선 3인3색이었다. 원경묵 후보는 "중앙로 문화의거리를 문화와 젊음이 살아있는 도시로 추진하고, 원일로 지중화 및 1군지사 이전사업을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원창묵 후보는 "구도심 공동화 문제는 도시 재정비에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해결할 수 있다"며 "도시설계·도시공학 전문가로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열 후보는 "우산동은 공영개발특별회계로 수산물도매시장 건립을 추진하고, 중앙시장 재건축은 전문기관 용역을 통한 절충안인 주상복합 건립계획을 조합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마무리 발언에서 원경묵 후보는 정직하고 힘있는 젊은시장을, 원창묵 후보는 도시설계·도시공학 전문가를, 김기열 후보는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선택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