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 진행자의 요청에 후보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 민주당 이광재 후보, 민주노동당 엄재철 후보.

이계진: "강원도 홀대론, 특별자치도로 극복",  우리끼리 단합 못한다…통합 구심점 되겠다는 생각으로 결심

이광재:  "수도권전철 원주연장·교육경비확대", 도지사와 시장·군수 소통 중요…균형발전 지원시스템 마련

엄재철: "서민에게 필요한 복지 만들 도지사",  발상 전환해 패러다임 바꿔야…제대로된 일자리 만들 것

원주포럼 주최로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강원도 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 6일 YBN 영서방송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개최됐다. 원주에서는 처음 열린 토론회여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 민주당 이광재 후보, 민주노동당 엄재철 후보가 원주포럼 운영위원장인 김판석 연세대 교수의 사회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원주포럼 주관언론사인 원주투데이신문사는 토론회 내용을 요약 보도한다. 답변 순서는 토론회 진행순서대로 정리했다.
　
강원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이광재 후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실패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강원도 홀대라고 볼 수 있다. 강원도가 잘살기 위해서는 수도권과의 연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수도권 전철의 원주 연장과 원주-강릉간 철도 연결이 중요하다. 또 대학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원주를 기점으로 대학을 유치해야 하며, 원주에는 의료관련 대학이 들어와야 한다. 아울러 강원도에 맞는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엄재철 후보: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수도권 전철이 원주까지 연장된다면 기업이 오겠는가. 서울-부산간 KTX 개통 이후 부산은 병원이나 학원이 폐업 상황이라고 한다. 부산사람들이 서울에 있는 병원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춘천도 경춘고속도로 개통 이후 대학가 경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교육과 복지가 충만한 자급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유치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계진 후보: 강원도의 경쟁력이 좋지않은 이유는 땅은 넓고 인구는 적으며, 산악이 많아 교통여건이 좋지않기 때문이다. 산업기반도 갖춰져 있지 않다. 게다가 정치논리로 강원도를 대하기 때문이다. 150만 표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인구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큰 그림은 공약에서 밝혔듯이 강원특별자치도를 만드는 것이다. 국방이나 외교 외에 나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제주도처럼 특별자치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원주권이 강원도의 개발모델이 될 수 있다.

춘천, 강릉, 원주가 경쟁하면서 갈등관계가 빚어지고 있다. 도청 공무원 분포도 특정지역 출신이 독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이광재 후보: 인사편중 시비는 사라져야 한다. 또 낙후된 곳에는 사람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도내 18개 시군별로 확실하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도지사와 18개 시군의 시장·군수간 소통도 중요하다. 도지사가 된다면 도지사와 도청 공무원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것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는 균형발전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엄재철 후보: 도청은 특정지역에서 장악하고 있다. 인사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권력에 줄서는 공직사회 풍토를 바꿔야 한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참여하는 인사위원회가 독립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시는 인구가 느는데 군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편차 좁혀야 한다. 어려운 시군에는 복지나 교육예산을 확대·투입해야 한다.
　
이계진 후보: 강원도가 홀대받느냐는 질문에 도민의 90%가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낙후도 지표도 한심할 정도다. 전국에서 꼴지이다. 경쟁력 지수도 14위, 재정자립도 13위, 도로포장률 13위 등이다. 정치적 논리로만 홀대받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자성해야 한다. 우리까지 단합하지 못환다. 통합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나서게 됐다.
　
빈곤·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및 교육 대책은

엄재철 후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게 4대강 사업이다.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포기하고 그 예산을 교육과 복지를 위해 써야 한다. 4대강 사업에 22조가 투입된다고 하는데 4대강 사업에 주력하기 때문에 교육과 복지예산이 부족해지는 거다. 더이상 4대강 사업을 위해 삽질하지 않는 것이 해답이다.
　
이계진 후보: 만약 우리의 강이 멀쩡하고 깨끗하다면 4대강 사업이 필요없을 것이다. 강은 생명의 젖줄이다. 죽어가는 강을 살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면 기꺼이 경청해야 한다. 4대강 사업 때문에 교육이나 복지예산이 깎이지는 않았다.
　
이광재 후보: 서민들 큰일났다. 서민들 다 죽어간다. 그런데도 4대강 사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물을 깨끗하게 하려면 윗물이 맑아야 하는데 하류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부모를 부양하지도 않는데 자식이 있다고 정부 지원을 못받는 노인들이 많다. 월 1만원의 의료보험료를 못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사람들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1:1 토론 및 자유토론

1:1 토론 및 자유토론 순서에서는 이계진 후보에게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엄재철 후보는 이계진 후보에게 상지대의 구재단 복귀와 관련해 질문했다. 최근의 상지대 사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계진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이계진 후보는 "법과 제도의 판단은 존중해야 하며,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분쟁이 심각할 때는 마지막 단계에서 의사표출을 하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견을 전제로 "구재단 인사가 5명이 포함된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과하다는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이계진 후보는 이광재 후보에게 본인의 공약인 강원특별자치도 건설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의 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이광재 후보가 신중론을 주장하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이광재 후보는 "특별자치도로 바꾼 제주도에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과를 보고 확대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광재 후보는 이계진 후보에게 교육경비 지원 확대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계진 후보는 "교육재정 지원을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교육도 독립적 행정을 해야 하며 교육감이 하는 일에 간섭하는 모양새가 되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계진 후보는 법과 원칙의 테두리 내에서 신중론을 주장했으며, 이광재 후보는 교육기회를 확대하자는 주장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었다. 엄재철 후보는 4대강 사업을 포기하고 그 예산을 복지에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