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 천연재료 넣고 연탄불에 8시간 우려 사용

'잔치국수'는 예전 힘들던 시절 잔치 집에나 가야 갖가지 재료를 넣은 감칠맛 나는 국수를 먹을 수 있어 붙여진 이름.

그 시절의 그 잔치국수가 그리운 사람은 '청풍(대표: 이선숙)'으로 가면 된다. 청풍은 국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박한 음식점인데, 가정에서 가족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 어머니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선숙 대표는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친구나 이웃과 나눠먹는 것을 즐기다보니 한 번 먹어본 음식은 혼자서 그 맛의 비밀을 알아내는 재능이 있다. 그래서 서걱서걱 살얼음이 씹히는 김치말이국수나 칼칼한 비빔국수를 맛보면 남다른 맛이 느껴진다. 적당하게 맛이 들어 새콤한 김칫국물과 육수로 맛을 낸 김치말이국수는 냉면보다도 그 시원함이 오래간다. 육수에도 이 대표는 많은 정성을 쏟고 있는데 절대 가스불 위에 끓이지 않는다.

표고버섯과 다시마, 멸치, 무 등 미리 준비해둔 천연 재료를 넣고 연탄불 위에서 8시간 이상 푹 우려낸 육수는 그 맛이 진하고 깊다. 화학조미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름과 가을에 표고버섯과 멸치 등 천연 조미료 재료들을 말려 놓았다가 조미료로 쓰고, 믿을만한 농가에 부탁해 태양초 고추만을 사용해 음식이 칼칼하고 개운하다.

비빔국수에는 양배추와 오이 등 채소를 듬뿍 넣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상큼한 데다 삶은 달걀까지 올라가 있어 쫄면을 먹는 기분이 느껴지는데 비빔국수 마니아가 생길 정도. 밀가루 음식인 국수가 혹여 소화를 방해할까봐 소화를 돕고 위 건강을 지켜주는 양배추를 넉넉하게 사용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삶은 다시마를 채 썰어 고명으로 얹었는데 쫄깃쫄깃한 것이 국수 맛과 잘 어우러지며 영양도 챙길 수 있어 이 대표의 살뜰함이 엿보인다.

저녁엔 보쌈과 함께 소주 한잔으로 회포도 풀 수 있는데, 즉석에서 고기를 삶기 때문에 보쌈 맛이 살아 있다.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예약을 하는 것이 좋고, 여유가 있다면 부추를 넉넉하게 넣고 부친 부추전을 먹으며 기다리는 것도 괜찮다.

청국장,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등 찌개 종류를 바꾸며 '오늘의 메뉴'를 운영하는데 밥으로 식사를 해야 하는 손님을 위해 그날그날의 메뉴를 달리 운영한다. 이것은 혼자서 식사를 해야 하는 손님을 위한 이 대표의 배려인데 매일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도록 메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혼자 식사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청풍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이 대표는 "최상의 재료를 선택하고, 아무리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도 대충하지 않고 정성을 다 하고 있다"며 "손님도 혼자 오는 분이든 여럿이 오는 분이든 다 고마운 분들"이라며 "국수가 생각날 때 찾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잔치국수(4천원), 비빔국수(4천500원), 김치말이국수(4천500원), 보쌈(소 2만원·대 3만원), 황태국(5천원), 닭개장(5천원), 부추부침개(3천원)이다. 서곡리 커피전문점이 모여 있는 매봉마을 하얏트뷔페 뒤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차도 편리하다. ▷문의: 765-0305(청풍)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