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Wife and the Cats(아내와 고양이), 72.7×60.6㎝, Acrylic, 2009.

　흥업면 아코자갤러리가 흥미로운 전시회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박근하 개인전 'How to Love a Stranger'라는 타이틀로 지난 20일부터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스케치와 회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개인전을 여는 박 씨가 영국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는 순수 아마추어라는 점.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림 한구석에 사인을 남겼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진짜 화가들이 하는 온갖 폼을 다 잡았다"는 박 씨는 "화가 놀이를 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술학원 근처도 가본 적 없다는 작가의 소개와는 달리 전시된 작품 수준은 흉내 이상이다.

　내달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서 박 씨는 지난해 인도와 네팔, 태국, 영국, 미국 등지를 여행하며 6개월간 매일 일기쓰듯 화폭에 담은 스케치 32점과 회화작품 16점을 선보인다.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색채가 인상적인 작품속에는 낯선 풍경과 일상을 있는 모습 그대로 가슴에 품은 '이방인'의 따뜻한 시선이 엿보인다.

　박 씨는 작가노트를 통해 "낯선 풍경 속에서 매혹과 두려움이 한데 섞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며, 전혀 새로운 상상의 이야기를 짓고, 그러는 동안 처절하게 경이롭고 슬프도록 아름다운 감정들이 마구 내달렸다"면서 "보이는 것을 그리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려 하고, 평면의 색채에서 온갖 황홀한 감정들을 느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의 766-7999(아코자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