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국내최초 번역 출간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1882-1941)의 난해작 「피네간의 경야(經夜)」가 김종건(68) 전 고려대 교수에 의해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됐다.
조이스가 작고 2년 전인 1939년에 완성한 이 소설은 더블린 외곽에서 주점을 경영하는 이어위커가 경험하는 하룻밤 꿈 속에 서구 수천년의 역사를 압축한 조이스 최후의 걸작이자 난해의 극치를 달리는 문제작이다.
‘경야’는 밤을 지샌다는 의미. 저녁에 시작해 새벽에 끝나는 더블린의 한밤중 이야기다.


더블린의 한낮의 이야기인「율리시즈」와 대조적이다.
조이스가 20여년에 걸쳐 공을 들인 이 작품은 60여개 언어가 동원되고 가능한 모든 기법과 문체, 신조어가 실험된 장대한 수수께끼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번역 출간을 후원한 아일랜드 문학교환원은 “역자는 극복할 수 없는 듯한 도전을 통해 조이스 원전의 복잡성, 색깔, 유머를 한국어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종건 교수는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보편적 경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제임스 조이스학회 고문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털사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조이스 연구의 권위자다.

역서 「제임스 조이스 전집」(전7권)등 40여편의 저서와 논문을 냈다. 범우사. 700쪽. 3만5천원.

‘남과여’

양성(兩性)의 탄생

생득적인 것으로 인식돼온 남녀의 경계가 점차모호해지고 있다.
그 변화는 남녀의 정체성과 본성, 존재의 가장 내밀한 영역까지 흔들어놓고있다.
‘남성·여성적이란 것은 과연 무엇인가’ ‘남성·여성으로서의 내 정체성은 무엇인가’ 생리학.의학적 용어로 ‘남녀 양성’은 비정상적 인간, ‘자웅동체’를 뜻할 뿐이지만 인간은 사실 다양한 면에서 양성성을 띠고있다.


「남과 여」(문학동네刊,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지음)는 새로운 욕망의 진원지로 양성성에 주목, 양성의 주체로 태어날 새로운 인간형의 탄생을 탐색한 페미니즘적 저작이다.
페미니즘의 외연을 넓히는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저자의 사유는 억압기제로부터의 본성회복을 탐구해온 푸코식 모더니즘과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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