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큰한 민물 매운탕을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다보면 추위가 저 만큼 달아나지 않을까.

"워낙 낚시를 좋아하다보니 매운탕 식당까지 차렸다"며 밝은 웃음을 보이는 서상진(47) 대표는 20년 넘게 낚시를 즐기고 있는 강태공이다. 서 대표는 평창, 영월, 황둔 등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청정냇가에서 고기를 잡는다. 물론 서 대표가 잡아 온 고기만으로는 부족해 자연산 민물고기를 받기도 한다.

고기를 잡는 일은 서 대표의 몫이지만 매운탕이 맛있게 탄생 하는 데는 솜씨 좋은 아내 윤옥화(44) 대표의 공이 크다. 그냥 재료만 넣고 끓이는 것이 아니다. 고춧가루에서부터 재료 선택에 정성을 다 한다. 오랜 시간동안 우려낸 육수에 가시오가피를 첨가해 영양을 더했다. 시골에서 구입한 태양초 고춧가루는 색이 고와 보기에도 좋고 칼칼한 맛을 내는데 제격이다. 거기에다 직접 담근 고추장으로 간을 해서인지 달작지근하거나 텁텁하지 않다. 지난 가을에는 일일이 들깻잎과 고추를 따서 지를 담가 밑반찬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다 보니 손님들은 "어머니가 해 주던 시골 맛이 난다"며 반긴다.

도리뱅뱅이(1만8천원)는 이름도 재밌지만 맛도 고소하고 독특하다. 피라미를 기름에 튀긴 다음 톡 쏘는 소스를 얹어 바삭바삭하고 담백한 데다 매콤한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 안주로 찾는 손님들이 많다. 또 영양이 풍부한 우거지와 고사리 등 채소를 듬뿍 넣고 찐 메기찜도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

국물 맛이 시원한 다슬기 해장국(6천원)은 술 마신 다음날 속을 풀어주는데 좋아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가공된 다슬기를 공수받아 사용하면 시원한 국물 맛이 나지 않고 다슬기를 먹는 기분을 느낄 수 없는데, 이곳에서는 시골 강에서 주운 다슬기를 공급받아 삶은 뒤 일일이 다 속을 파내  다시 끓인다. 손이 많이 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국물까지 맛있게 들이키는 손님들 때문에 대충 할 수 없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

윤 대표는 "조금 귀찮더라도 반찬을 많이 담지 않는다"며 "손님이 부족하다고 하면 얼마든지 더 갖다드려 될 수 있으면 음식을 남기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설령 음식이 남더라도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는 위생관념의 차원이기도 하고 남은 음식을 모아놓으면 금방 부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건물에 가족이 살고 있어 밑반찬이나 기본 메뉴 등 모든 음식을 가족이 먹는 것과 똑같이 만들고 있다. 한꺼번에 만들어서 가족도 먹고 손님도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 이 집 음식을 맛 본 사람은 집에서 먹는 것처럼 믿을 수 있고, 그래서 더 편안하다고 한다. 윤 대표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나 손님을 대하는 일에 소신을 갖고 꾸준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 접대해야 할 일이 있다면 서강민물매운탕에서 갖가지 자연산 민물고기 맛을 선보이기를 권한다.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문을 열며 가게 맞은편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위치는 관설동 근린공원 옆 배나무집 아래 블록. 메뉴는 쏘가리매운탕, 빠가사리매운탕, 메기매운탕, 잡고기매운탕, 메기·잡어 찜, 다슬기 해장국, 민물해장국 등이 있다. ▷문의: 761-0908(서강민물매운탕)

임춘희 기자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