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비법도 없고 너무 평범해서 쑥스럽습니다"라며 심진희 대표는 겸손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처음 가게를 오픈했을 때 만들었던 원칙을 지금까지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라고 하는 심 대표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든 손님을 대하는 것이든 모두 원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7년 동안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단골손님이 많이 늘었고 한 번 찾아왔던 손님은 꾸준이 방문하고 있어 자녀들 교육시키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일주일 단위로 거의 매주 닭갈비를 먹으러 온다고 하는 한 손님은 "이 집 닭갈비는 특별한 맛 보다는 질리지 않는 소박한 맛이 있다"며 "그래서 자꾸 생각난다"고 말한다.

심 대표는 "최고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 남은 음식을 버리기 힘들었지만 음식을 절대 재사용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하고 나서부터는 철저하게 지킨다"고 하면서 "얼마전 음식 재사용 문제로 많은 음식점들이 언론에 오르내렸던 사건이 있었을 때 그동안 원칙을 지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닭갈비에 들어가는 고구마가 워낙 소비되는 양이 많은데다 겨울철에 고구마 보관이 어려워 몇 년 전부터는 아예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손님이 원하면 얼마든지 더 넣어줄 수 있어 좋단다. 사실 심 대표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고 말하지만 남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대부분의 닭갈비 집에서는 열판에 식용유를 두른다거나 물을 약간 붓고 닭갈비와 채소, 양념을 얹는데 이곳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닭과 양배추 등 채소에서 나오는 자체수분과 유분으로 열판 위에서 볶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맛이 없어 보이지만 고기가 익으면서 반들반들하게 빛이 나고 맛깔스럽게 변한다.

깻잎을 넣지 않는 것도 비법이다. 깻잎은 특유의 향이 있어 자칫 닭갈비 고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살얼음이 뜨는 동치미가 짜지 않고 시원해 가끔 떠 먹으면 그만. 또 김치볶음밥이나 우동 사리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데 면발이나 맛이 유난히 맛있는 우동사리가 이집에서는 더 인기 메뉴이다.

매운맛이 별도 메뉴로 있어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선택해서 주문하면 된다. 그래서 가족 단위의 외식손님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 메뉴에 올라와 있는 닭내장도 눈길을 끈다. 닭내장은 소나 돼지 내장과 달리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 해 독특하다. 원주하림에서 닭을 공급받고 있는데 기본손질은 되어있지만 다시 깨끗하게 씻고 냄새를 없애는 일은 심 대표 몫. 양념 고춧가루도 빻아놓은 것을 사서 쓰는 법이 절대 없다. 가을만 되면 말린 고추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일주일 동안 다듬어서 빻아 쓰고 있다.

7년전 남편이 직장을 그만 두고나서 닭갈비집을 해야 겠다고 마음먹은 심 대표는 닭갈비의 도시 춘천에서 요리를 배웠다. 춘천 강원대 근처에 있는 진미 닭갈비 집에 무작정 찾아가 허드렛일을 하면서 일을 익혔다. 그 때 아무 대가 바라지 않고 일을 가르쳐준 사장님과는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심대표는 "손님이 바로 홍보대사"라며 "최상의 광고는 원칙을 지키며 손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오전11시부터 오후11시까지 영업하며 단구초교에서 유승아파트로 가는 골목에 위치해 있다.

▷문의: 766-9995(진미닭갈비)

임춘희 기자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