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토지문화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시화전 개막식. 사진 왼쪽 첫번째가 프랑스 시인 로즐린 시빌르(Roselyne Siblle) 씨.

　원주시의 지원으로 토지문화관에서 창작활동을 해 온 프랑스 시인이 원주의 자연풍광을 소재로 시화전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프랑스인 로즐린 시빌르(Roselyne Siblle) 씨. 로즐린은 오랜 지인인 재불화가 방혜자 씨의 권유로 재외동포 및 외국 문화예술인을 초청, 창작활동과 문화교류를 지원하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해 지난 9월부터 두달간 토지문화관에서 생활했다.

　그녀가 귀국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몸으로 느낀 한적한 회촌마을의 농촌 풍경과 아름다운 원주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 중 일부를 번역해 작은 시화전을 열었다. '침묵의 문을 통하여(Par La Porte Du Silence)' 등 이날 선보인 26편의 작품에는 하나같이 회촌과 원주의 자연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이 시화전에는 로즐린에게 토지문화관 입주를 제안하고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한 재불화가 방혜자(72) 씨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의미를 더했다. '빛'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는 방 씨는 한지에 석채, 흙, 식물성 염료 등 천연채색으로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어 시화전을 더욱 빛냈다. 이 시화전은 오는 5일까지 계속된다.

　방 씨는 "로즐린도 그런 이야길 했지만 토지문화관에 있으면 고 박경리 선생이 마치 곁에 계신 듯 하고 뭔가가 자꾸 쓰고 싶어지는데 나는 화가이니 그림을 그렸다"면서 "매일 저녁 그녀의 시를 듣고 사실적 표현보다는 그때 그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을 그렸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준 박경리 선생을 비롯해 김영주 이사장, 김기열 원주시장, 원주시민까지 모두를 거명하며 일일히 감사인사를 전한 로즐린은 "원주의 아름다운 산과 들, 마을과 사람, 그 모두를 마음속에 담아간다"며 "고국에 가서도 박경리 선생의 문학혼과 원주사람들의 친절을 잊지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외국인 작가들에게 집필공간을 제공하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원주와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고 박경리 선생의 제안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해외작가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