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가 낳은 천재 피아니스트 손열음(23) 씨가 또 한번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손 씨는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포스워스에서 폐막한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는 미국인으로 1958년 구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화제가 됐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75)을 기념하기 위해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정상급 피아노 콩쿠르. 손 씨의 입상은 2005년 이 대회에서 2위에 오른 조이스 양(23·한국이름 양희원)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다.

에틀링겐과 비오티 콩쿠르 등 이미 두번의 국제 콩쿠르에 입상한 손 씨의 이번 수상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가 앞선 두 대회보다 한층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도 하지만 입상자에게 많은 연주 기회를 부여하는 등 아낌없는 후원을 펼쳐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갈망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손 씨는 꼭 입상해야겠다는 각오로 오래전부터 착실히 이번 대회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도 수상소감에서 "수상자에게 연주 기회를 많이 주는 콩쿠르인 만큼 이번 2위는 1위만큼이나 의미가 있다"고 각별한 심경을 밝혔다.

콩쿠르기간 내내 자신이 나가는 학성감리교회 신자들과 딸의 선전을 기원하며 기도를 올렸다는 어머니 최현숙(46) 씨는 "3차까지 모두 6번의 연주에서 현지 평론가와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아 내심 우승까지 기대했는데 2등에 그쳐 발표하는 순간은 조금 섭섭하기도 했지만 연주만은 최고라고 모두가 인정했고 우승자와 준우승에 대한 대우도 같기 때문에 가족 모두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며 "열음이를 위해 함께 기도해 준 목사님을 비롯해 교회 가족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또 "이번 수상으로 입지가 한층 높아졌고 그에 걸맞게 음악도 훨씬 풍부해진 결과를 얻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음악이 한층 성장했다는 점"이라며 "열음이가 앞으로도 자신이 가진 음악적 달란트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전 세계에 아름답고 감동적인 음악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 씨는 오는 18일 오후8시 LG아트센터에서 타카치 현악4중주단과 협연한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