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곡역에서 또아리굴까지.

 11일부터 한달간 반곡역

　하정 박명수 화백이 중앙선 복선화와 선로변경으로 곧 문을 닫는 반곡역에서 개인전 '반곡 역사(驛舍) 전시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5년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165호로 지정된 반곡역사는 소규모 지방 철도역사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몇 남지 않은 역 중 하나. 근대기 수입된 서양 목조건축 기술의 일면과 한국전쟁의 흔적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역사와 조화를 이루는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MBC베스트 극장 등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장소로 즐겨 사용됐으며,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그동안 지역 내에서 반곡 역사와 중앙선 폐선 부지, 또아리굴, 이미 사라진 백척교 등과 연계한 다양한 활용방안 등이 제시됐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문화공간으로서 가능성을 찾기위한 노력도 있었다. 민예총원주지부 문학갈래위원회가 지난 2007년 '노래하는 포장마차 시낭송회'를 이곳에서 개최했었고, 반곡 역사의 가치를 알아 본 몇몇 인사들이 중심이 돼 간간이 음악회 장소로도 활용됐다. 하지만 정식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1일부터 한달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에서 박 화백은 반곡역과 중앙선, 인근 또아리굴, 백척교 등을 소재로 그린 1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공간으로 사용될 역 대합실이 비좁아 많은 작품을 걸진 못하지만 작품 하나 하나에는 반곡역사 60여년 역사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배어있다.    

　특히, 2m60㎝ 길이 원주한지에 담은 두루마리 형식의 한국화 '반곡역에서 또아리굴까지'의 경우, 시작부분과 끝 부분은 컬러로, 나머지는 흑백 모노톤으로 그려 눈길을 끈다.

　박 화백은 "중앙선과 또아리굴 건설 당시 원시적인 굴착방법으로 인한 수 많은 인부들의 희생과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 근대사에 잊어서는 안될 기억들을 함께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화백은 이번 전시기간 중 전시회와 어울리는 연주회와 시 낭송회, 부모와 함께하는 사생대회 등도 열 계획이다. 오프닝 행사는 11일 오전11시.

　▷문의: 010-7240-6879(박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