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과일로는 사과와 배, 감 등이 있다. 원주 대표 농산물 중에는 치악산복숭아와 배를 꼽을 수 있는데 그 중 치악산배는 당도가 높고 식미가 우수해 전국 배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

그러나 색택과 모양이 남부지방 배를 따라가지 못하여 서울 대도시 도매시장 등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며, 원주 공판장에서 조차도 푸대접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금년 여름에는 날씨가 좋고 풍수해 등 재해가 없어 예년에 유례가 없는 큰 풍작을 이루었으며, 게다가 금년 추석이 빨리 오다보니 미쳐 익지 못하여 추석에 소비 됐어야 될 물량이 재고로 쌓이다 보니 배재배 농가들은 풍년이 들어도 시세 폭락으로 인해 비료·농약 값은 커녕 인건비 조차도 못 건질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영농자금 상환기일은 도래하는데 배를 못팔아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배재배 농가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다 못해 배를 수매하여 산지폐기 하고 있는데 전국에 1만톤 물량이며, 원주에서도 22톤을 수매하여 땅에 쏟아붓고 트랙터로 갈아 엎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배재배 농민들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정성을 다해 가꾼 자식같은 농산물들을 갈아 엎을 때 그 심정을 우리 원주시민들도 함께 가슴 아파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원주시 농정 당국에서는 치악산배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서 각 기관단체 등에 공문을 띄우고 산지 배작목반 연락처를 알려주어 치악산배를 직접 구입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각 배작목반에 구입요청을 의뢰한 건수가 미미하고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배가 많이 소비되려면 우선 소비자들이 명절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배를 후식으로 드시거나 김치 담글 때나 고기요리할 때 자주 사용하시면 되겠고 배로 즙을 내어 드시면 기침 감기로 목 아픈데 아주 큰 효능을 보실 수 있으며, 관내 요식 업소에서 후식으로 커피를 줄 것이 아니라 배 한조각 준다거나 배즙을 내어 놓는다면 손님들에게 많은 칭찬을 들을 것이며, 배도 많이 팔릴 것이니 일석이조가 되는 셈이다.

농업인의 날을 맞이하여 오는 10, 11일 치악산배 특판 행사를 원주원예농협 하나로클럽과 따뚜공연장에서 실시하는데 원주시민들께서 많은 관심과 격려의 마음으로 배를 한상자씩 구입해 주신다면 치악산배 재배농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