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쯤에 뉴스를 통해 이틀간이나 전국적으로 원주가 알려졌다. 강원도와 원주시가 골프장 천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골프장 건설로 인한 생태가 무차별적으로 파괴되고 있는데, 지자체는 세수입을 위해서 골프장 건설을 더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세수입과 고용창출 효과는 일반적인 생각보다 매우 미미하고 직원의 거의 대다수는  외지인이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환경조사를 개발업자에게 맡긴 제도의 모순까지 겹쳐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내용이었다.

좋은 일로 알려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 방송을 본 많은 시민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문제는 왜 원주가 이렇게 골프장이 갑자기 증설되게 되었냐는 것이다. 골프장 짓는데 지자체는 대체로 긍정적이거나 나아가서는 아주 적극적이다. 세수와 고용창출의 효과 즉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주 심각한 오해라는 사실이다. 18홀짜리 골프장 1곳이 내는 세금은 평균 31억 원 정도라고 한다. 이 가운데 국세가 25억 원 정도이고 지방세는 겨우 6억5천만 원 뿐이다. 골프장이 아니더라도 내야 하는 종합 토지세가 2억~3억 정도이니, 지자체의 세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감세 요인들이 많아 실제로는 2억원 이하일 것이라는 의견도 우세하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고용 효과에 대한 부분도 우리들이 알고 있는 부분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원주에서 추진 중인 골프장 중 최대 규모인 36홀 회원제 골프장을 국내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곳과 비교해 보면 자체 인력 200여명과 잡부 30여명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200여명 가운데 정규직은 고작 50~60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라커룸 운영 인력이나 경기보조원(캐디)이다. 결국 대다수 일자리는 급여도 낮고 불안정한 비정규직인 것이다.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도 건설 인력의 대다수도 일용직이다.

또한 골프장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것도 바로 인식해야 한다. 현재 골프장을 찾는 방문객은 대부분 1일 관광이고 소비도 골프장 안에서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게는 거의 혜택이 가지 않는다.

현재 원주지역에서 운영 중인 골프장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고 지역사회에 환원하거나 기부하는 것도 전무하거나 아주 미미하다. 농약과 비료의 과다살포, 지하수 고갈 등 골프장 인근 지역의 피해는 많은데도 말이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는 2002년 이후 한 골프장 당 평균 고객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골프장이 모두 문을 열게 되면 도산하는 골프장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것도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파산하는 골프장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골프장 한 곳을 새로 개발하는 데 약  500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만약 파산한 골프장을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는데는 얼마가 들까? 천혜의 자원인 생태계 파괴까지 해가면서 골프장을 짓도록 허가해 주지만  잠깐의 이익보다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오히려 한반도의 허파라는 자부심으로 울창한 삼림과 최적의 환경조건,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이 궁극적으로는 더 상품성이 있지 않을까? 오해에서 벗어나면 가능한 발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