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수암4리 주민들이 축산단지 조성 예정지에서 집회를 가졌다. 사진 왼쪽은 김택종 이장.

소초면 수암4리 주민들이 마을 내 축사조성 반대 및 허가취소를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집회, 시위에 들어갔다.

지난 6월 김모 씨가 이 일대 4천㎡를 서울에 거주하는 황모 씨에게 매매하고 황 씨가 다시 원주에 거주하는 매제 김모 씨에게 임대, 또 김 씨가 지난달 20일 '동식물 관련시설(축사)' 허가를 받으면서 주민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수암4리 김택종 이장은 "마을주민 46가구 중 36가구가 치악산배 등 친환경 과수원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축사가 들어서면 지하수 오염을 비롯해 까치 등이 급증해 과수원 농업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축사허가를 전면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축사를 허가받은 김 씨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슴과 타조를 키우며 내 땅에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데 그것도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서고 있다.

또 김 씨는 "마을입주 신고식 정도의 취지로 잔치를 열거나, 마을발전기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입장까지 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장은 "마을주민들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축사가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결사반대를 외쳤다.

더불어 해당 토지에는 꼬리표가 달린 새끼사슴이 매장된 채 발견됐는데, 주민들은 "이곳에 축사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런 일이 생기니 앞으로 얼마나 오염 되겠냐"고 더욱 분개했으며, 이에 대해 김 씨는 "농원에 있던 새끼가 죽었는데 주위사람들이 과일나무 밑에 묻으면 거름이 돼 단 과일이 열린다는 말을 해 일전에 심은 자두나무 아래 묻은 것 뿐"이라며 "그게 법에 저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일인 줄 알았다면 묻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주민들은 현 문제만이 아닌, 향후 불거질 문제들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부지가 계속 매매돼 과수원 농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용도로 사용된다면 우리는 매번 생계를 위한 투쟁을 해야 하는 것이냐"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건축허가가 나기 전 수암2리 주민들이 동의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씨는 "토지를 소개받아 샀는데 전 소유주가 도장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으며, 김 이장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알고 지내던 전 소유주가 찍으라니 찍은 건데 그것을 시에서 참작한 모양이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될 수암4리 주민들의 동의서가 아닌 만큼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수암4리 마을주민들은 허가가 취소될 때까지 매일 시위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