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서 각 학급에 난로가 등장했다. 시대는 변하면서 난로 연료 역시 연탄에서 석유로 히터로 변해가고 있지만 난로로 인해 일어나는 재미난 일들은 여전한 듯 싶다.



‘눈물의 도시락’
김치밥. 난로문화가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 듣자하니 강원도 그것도 원주가 원조격이고 타 지방에선 생소한 우리만의 주식. 하지만 이를 보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

따라서 층층히 쌓아올린 도시락은 이따금씩 중심을 잃고 1m 바닥 아래로 떨어지며 파편으로 생을 다하기 일쑤. ‘아 눈물의 도시락이여’




‘난로가 골동품이라니’

서울서 전학온 학생이 있었다. 겨울철 우리들의 별미, 김치밥을 난로에 데우려는데 그 학생 왈 “내가 있던 학교는 중앙집중식 난방에다 히터가 각 반마다 설치돼 있었다”며 난로는 80년대 얘기로만 알았다나.




그래도 맛있는 가래떡

수업시간에 선생님 눈치를 보며 난로 뒤에 숨어 가래떡을 구워먹는 일. 그러다 선생님에게 걸려 말랑말랑하게 익은 가래떡으로 얼굴을 ‘강타’. 그래도 가래떡은 맛있었다.


스타킹 습격사건
난로에 불을 쬐다 시간이 지난후 발을 올렸더니 일명 ‘스타킹 코’가 나가버렸다.

시커먼 고구마
고구마를 구워먹으려고 난로에 올려 놓았다. 정신없이 수업에 열중한? 탓에 깜빡 관심을 놓친 사이 수업시간이 지난후 고구마는 시커먼 재로 변신.


“뜨거워요” 책상들의 고통
난로 근처 책상들은 열 때문에 녹아 내리고 있다. 한번은 정신이 몽롱해지고 매캐한 냄새가 솔솔 풍기길래 악취의 발원지를 찾던 학생. 연통에 책상이 붙어 버렸데나 어쨌데나.




<청소년기자 이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