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의 정확한 의학용어는 충수(돌기)염이다. 대장의 처음 부분은 복부의 우측아래에서 시작하고 이 시작부위가 충수가 있는 위치이다. 이 시작부위를 맹장이라 하며 여기서 시작한 벌레모양의 장기가 충수돌기인데 우리가 흔히 맹장으로 잘못 말하고 있다. 이 충수돌기에 생긴 염증을 충수염이라 한다. 청년기에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우하복부 동통을 특징적으로 하지만, 대부분 상복부의 동통과 오심, 구토 등을 초기 증상으로 호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복부 동통으로 병원을 내원하였다가 약물치료를 하여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며, 우 하복부로 통증이 옮겨간다면 충수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주의할 것은 우 하복부 동통을 유발하는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한데 여성의 경우 생식기계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난소의 종양이나 염증, 자궁 외 임신 등도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흔히 오인되는 질환으로는 비뇨기계의 질환이다. 요관 결석도 충수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는 변비와 장염, 장중첩중 등이 충수염으로 오인되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들과 감별하기 위해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복부 X선검사, 초음파 검사 등이 시행된다. 이 충수염은 초기에 수술을 한다면 비교적 예후가 좋아 일주일 정도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지만, 초기에 적절히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천공이 되고, 천공 후 수술을 한다면 상당한 합병증이 동반되고, 입원 및 치료 기간이 연장되므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수술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