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관내 요양병원은 태장동, 명륜동, 판부면 등 3곳이 있으며, 이들 요양병원의 공통된 의견은 '미납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요양병원 대부분은 장기입원 또는 6개월 이상 미수된 사례가 전체의 10%를 차지하며, 장기투숙환자의 경우 입원비 납부를 미루다 쌓인 비용을 납부하지 못하게 되면, 병원 측은 손해를 보더라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예 진료비를 깎거나 상담을 통해 조정해주고 있다. 모 요양병원 관계자는 "돈이 없다고 사정하시는 분들도 있고, 형제들은 많은데 본인만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붙잡고 하소연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업무는 바쁘고 사정은 딱해 뿌리치지 못하다보면 결국 깎아주게 된다"고 털어놨다.

만약 비용이 5만원이라 치면 1만~2만원까지 깎아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제 값을 받으려 하다보면 아예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해 이제는 아예 보호자들에게 "조금씩 나눠서 내시라"는 안내전화까지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형편.

또 진료비가 얼마 안 되는 외래환자까지 돈이 없다며 미납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시내권 병원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10만원부터 심지어는 몇 천원, 몇 백 원에 이르기까지 "다음에 와서 내겠다"며 홀연히 사라지는 경우가 그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사례가 쌓이다보면 백여만원씩 적자가 발생된다는 데 있다.

심지어는 여기저기 병원을 돌며 단기입원한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이전에 입원한 병원에서는 돈을 받지 않았다"며 "못 내겠다"는 보호자도 있어 결국 해당병원과 통화까지 해 받은 사례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전에 입원한 병원에서는 보호자의 억지에 결국 진료비를 포기했다는 점이다. 병원 측은 바쁜 업무에 몇 시간동안 한자리서 실랑이를 벌이느니 몇 십 만원 손해보고 돌려보내게 된다는 것. '공짜입원'에 성공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당연시되고 대담해지는 것. 또 희생과 봉사가 고유권한이자 미덕으로 강요되고 있는 병원입장에서는 환자들의 사정을 철저히 모른 체 하기 어렵다는 애로가 있다.

그나마 시내권에 있는 요양병원은  장기환자보다는 단기로 입원해있거나 외래환자가 많아 피해규모가 적은 편이지만, 아예 장기요양의 목적으로 입소하는 경우가 많은 외곽의 요양병원은 상대적으로 피해발생위험이 높아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요양병원에서는 가족이 환자를 입소시킨 후 자취를 감춘 사례를 경험했다. 원무과 직원들이 직접 수소문 끝에 보호자를 찾아내 설득한 경우도 있었고, 연락도 안 되고 주거지도 불분명해 주민등록번호 하나만 갖고 경찰의 도움으로 찾아낸 경우도 있었다.

사전 입소를 받을 때 이를 막을 수 있는 노하우나 내부방안이 있냐는 질문에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건 수금을 포기하거나 직원들이 직접 보호자를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거주지가 근교에 있는 경우는 그나마 찾을 엄두가 나지만, 외지인의 경우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병원 측에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보증금을 받는 것이지만 법적으로 금지돼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형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해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달 100만원이 넘는 요양급여 본인부담금을 절반가량으로 대폭 줄이고 입소보증금을 없앴다.

그러나 자칫 이를 악용할 소지도 있어 최소한의 장치정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를 지속적으로 방치할 경우 소득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 병원에서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타 지역의 일부 요양병원의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을 어기면서까지 보증금을 받는 경우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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